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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소리꾼이 만났다… 무대서 만드는 ‘소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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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소리꾼이 만났다… 무대서 만드는 ‘소리극’

김기윤 기자 입력 2019-06-18 03:00수정 2019-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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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연극 ‘춘향전쟁’
배우가 직접 무대서 효과음 제작, 판소리로 극 전환하며 흥 돋워
연극 ‘춘향전쟁’에서 폴리아티스트 역의 배우 오대석이 잘린 호스를 마이크 앞에 대고 흔들며 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작품 중 소리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소품만 수십 개에 달한다. 정동극장 제공
‘소리’만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정동극장의 창작극 ‘춘향전쟁’은 소리꾼의 ‘판소리’와 무대 위 ‘음향’을 조합해 관객에게 신선한 무대 경험을 선물한다.

이 연극은 1961년 신상옥 감독의 영화 ‘성춘향’과 홍성기 감독의 ‘춘향전’ 개봉을 앞두고 벌어진 신 감독과 폴리아티스트(효과음 전문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당시 두 영화에는 최고 여배우로 불리던 최은희와 김지미가 춘향 역으로 출연해 큰 화제가 됐다. 사람들은 이 대결구도를 ‘춘향전쟁’으로 불렀으며, 작품 제목도 여기서 착안했다. 개봉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흥행에서 앞서기 위해 ‘성춘향’의 제작진은 입체적 효과음을 입히기로 했다.

‘레트로 소리극’을 표방하는 작품은 인터넷 방송에서 유행하는 ASMR(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백색소음)를 떠올리게 할 만큼 치밀하게 소리에 접근했다. 영화 영상을 무대 위로 비추며 각 장면에 맞는 효과음을 배우가 만들어 입히며 극이 전개된다. 무대 위 배우는 풍선 소리로 불꽃놀이 음향을 만들고, 양배추 단면을 비비며 직접 낙엽 밟는 소리도 만들어낸다. ‘기발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소리를 연구한 흔적이 돋보인다. 장면을 전환시키는 정동극장표의 맛깔 나는 판소리는 구성진 목소리로 극을 이끈다.


소리의 재발견에 집중한 탓인지 극의 줄거리나 배우의 감정 연기가 매끄럽지 못한 점은 아쉽다. 극 중 폴리아티스트와 신 감독이 소리를 두고 비슷한 갈등 구도를 반복하며 ‘예상 가능한 웃음’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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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배우, 줄거리, 영상 등에 비해 항상 부차적 요소로만 느껴지던 소리에 주목해 이를 국악과 결합한 점은 참신하다. 관객의 눈과 귀를 동시에 붙잡으려는 시도는 무대 위에서 계속돼야 한다. 23일까지 서울 중구 정동극장. 3만, 5만 원. 8세 관람가. ★★★(★ 5개 만점)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춘향전쟁#소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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