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메이에 “反화웨이 동참을”… 광장선 수천명 反트럼프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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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조찬 이어 정상회담… 브렉시트 전제 새 무역협정 논의
英왕실 총출동 트럼프와 국빈 만찬… 트럼프, 여왕에 “위대한 여성” 칭송
가디언 “가족 소풍 병행” 비꼬아

英왕실 국빈만찬 환대… 밖에선 “트럼프 반대” 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사진
 왼쪽) 부부가 방문 첫날인 3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왼쪽 사진 가운데)이 주최한 런던 버킹엄궁 만찬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버킹엄궁 바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런던=AP 뉴시스
英왕실 국빈만찬 환대… 밖에선 “트럼프 반대” 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왼쪽 사진 왼쪽) 부부가 방문 첫날인 3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왼쪽 사진 가운데)이 주최한 런던 버킹엄궁 만찬장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버킹엄궁 바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런던=AP 뉴시스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후 영국과 경이로운(phenomenal) 무역협정을 맺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동참 등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총리 관저인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메이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후 맺어질 양국 간 무역협정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모든 것이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도 덧붙였다. 화웨이 제재와 관련해서는 “양국은 화웨이에 대한 공동 접근에 관해 곧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의 비핵심 부품 공급에 한해 화웨이 참여를 허락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지만 미국은 ‘완전한 화웨이 배제’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런던 세인트제임스궁에서 가진 메이 총리와의 비즈니스 조찬에서도 “우리는 매우 견고한 무역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사퇴할 예정인 메이 총리에게 “언제 사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총리직에) 있어라. 무역협상을 해 보자”는 농담도 던졌다. 이 자리에는 그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 양국 정부 관계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바클레이스, 골드만삭스 등 양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동석했다.

총리 관저에서 차로 불과 3분 거리인 트래펄가 광장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수천 명이 참여한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도 동참해 “트럼프 대통령은 혐오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약 20피트(약 6m) 크기의 ‘트럼프 베이비’ 풍선을 띄웠다. 기저귀를 차고 휴대전화를 쥔 모습을 한 이 풍선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도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오늘 아주 작은 규모의 시위대만 봤을 뿐”이라며 “시위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많다”고 반박했다. 코빈 대표에 대해서도 “그를 알지 못한다”며 “그는 ‘부정적인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영국 도착 직후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런던 버킹엄궁을 방문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찰스 왕세자와 비공식 오찬, 찰스 왕세자 부부와 티타임 등을 가졌고, 저녁에는 여왕 주최의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 트럭운전사로 복무한 것을 언급하며 “위대한, 위대한 여성”이라고 치켜세웠다.

BBC 등에 따르면 국빈 만찬에는 약 170명의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영국에서는 해리 왕손 및 반트럼프 인사로 유명한 부인 메건 마클 왕손빈을 제외한 모든 왕실 가족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 장남 트럼프 주니어,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차남 에릭과 부인 로라, 차녀 티파니 등 8명이 나왔다. 가디언은 “대통령이 공식 방문과 ‘가족 소풍(jaunt)’을 병행했다. ‘오래된 왕조(영국 왕실)’와 ‘신출내기 왕조(트럼프 일가)’의 결합”이라고 비꼬았다.

위은지 wizi@donga.com·구가인 기자
#트럼프#무역협정#메이 영국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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