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망이 못 드는 외국인… 깊어가는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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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상위권 경쟁 뛰어든 LG, 조셉 부상 회복 안돼 퇴출 수순
가뜩이나 분위기 안좋은 KIA도 부진한 해즐베이커 교체 검토

지난주 8연승에 힘입어 1위에도 오르는 등 잘나가는 LG는 사실 외국인 타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성의 ‘효자’ 외국인 다린 러프(33)보다 미국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은 토미 조셉(28)을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 차게 영입했지만 타격 부진에 이은 부상(허리)으로 지난달 15일 이후 1군에서 모습을 감췄기 때문이다.

부상 전에도 홈런 5개로 힘 하나는 확실하다는 평가였지만 잘 맞혀내지 못하는 타격(타율 0.232)이 아쉬웠다. 개막 이후 1군에 있던 짧은 기간에도 허벅지 부상이 겹쳐 19경기 중 3경기에 결장하는 등 건강한 모습은 아니었다.

지난해 가르시아 등 외국인 타자의 부상으로 아쉬움을 삼킨 LG 구단으로서는 조셉에게 회복까지 ‘3주’의 기한을 줬다. 회복이 더뎠던 조셉은 기한을 하루 넘긴 8일 2군 경기에 나서기로 했다. 정상 컨디션의 약 70% 수준에서다. 류중일 LG 감독은 “팀에 필요한 건 지명타자 조셉이 아닌 1루수 조셉”이라며 ‘건강함’을 강조했다. 위기에 처한 조셉에게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하지만 조셉이 올 시즌 ‘퇴출 1순위 외국인’이란 불명예를 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위권 다툼을 벌이는 KIA의 외국인 제레미 해즐베이커(32)가 조셉보다 더 부진한 모습으로 일찌감치 전력 외로 분류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개막 이후 약 열흘 동안 타율 0.146의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해즐베이커는 2군에서도 2할대 초반 타율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구단 차원에서는 앞선 2시즌 동안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준 로저 버나디나(35)가 첫 시즌 당시 5월부터 살아났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의욕은 넘치지만 좀처럼 터지지 않는 방망이에 해즐베이커의 퇴출이 좀 더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외국인 타자가 전력에서 빠진 사이 팀은 9연패를 경험하는 등 분위기도 좋지 않다. 최근 KIA는 미국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선수들을 점검하는 등 ‘플랜B’ 가동을 위한 사전작업을 마쳤다.

한편 대만 언론은 지난 시즌까지 7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활약하다 대만 리그로 간 헨리 소사(34·대만 푸방)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인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고 KIA 등 두 팀과 접촉 중이라고 보도했다. 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5.88로 부진한 제이콥 터너(28·KIA) 등이 퇴출 1순위의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시즌의 4분의 1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팀 분위기 반등을 위한 손쉬운 카드가 ‘외국인 선수 교체’인 만큼 상위권 도약을 꿈꾸는 구단들이 조만간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lg#토미 조셉#kia#제레미 해즐베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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