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직으로 밀려난 두 형사… 성관계 몰카범 때려잡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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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걸캅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클럽 VIP룸으로 부른 여성을 신종 ‘뽕’으로 기절시킨다. 성관계 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에 불법 유통한다. 9일 개봉하는 영화 ‘걸캅스’(사진)에서 등장하는 범죄 양상은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성범죄 사건과 꼭 닮았다. 지난해 촬영을 마쳤다는데, 놀라운 선구안이다. 3년 전부터 영화를 기획한 정다원 감독은 “그만큼 이런 유형의 성범죄가 만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한다.

영화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가 경찰서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실태를 지적한다. 범인 우준(위하준)의 “대한민국에서 이제 이런 수사도 하네”라는 대사는 노골적이다. 사이버범죄수사대, 여성청소년과 등 관련 부서는 복잡한 절차와 인력 부족 핑계를 댈 뿐이다. 과거 기동대 에이스로 활약하다 출산과 동시에 민원실 주무관으로 밀려난 형사 미영(라미란), 욱하는 성질로 과잉 진압을 일삼다가 민원실 근무로 징계를 받은 지혜(이성경). 시누이-올케 사이인 두 형사는 48시간 뒤 업로드를 예고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비공식으로 파헤친다.

‘한직’으로 밀려난 두 형사가 우여곡절 끝에 범인을 때려잡는다는 뻔한 결말에도, 지금껏 한국 사회 속 소외된 여성들의 서사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영화가 주는 의미는 작지 않다. 다만 B급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 특성을 고려해도 너무 과장된 연기는 다소 매끄럽지도 재밌지도 않았다. 뜬금없이 등장한 카메오가 가장 웃겼다는 평이 나올 정도. 우연에 기댄 부족한 개연성도 몰입을 방해한다. 15세 관람가.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걸캅스#성관계 몰카#버닝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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