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기자폭행, 언론자유 침해 행위”… 기자협회-방송기자연합회 성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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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난입 사건 취재하던 방송기자, 조합원 3명이 넘어뜨리고 둘러싸
다른 기자도 폭력… 경찰 수사 나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소속 일부 조합원이 취재 중인 기자를 폭행한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5일 경찰에 따르면 TV조선 수습기자 A 씨는 3일 오후 11시 10분경 서울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한 지상파 방송사와 인터뷰하던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에게 다가가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었다. 하지만 곧 민노총 조합원 3명에게 가로막혔다. 조합원들은 A 씨의 휴대전화를 뺏으려다 A 씨를 밀어 넘어뜨렸다. 김 위원장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연장을 막겠다며 경찰 저지선을 뚫고 국회 경내로 들어갔다가 체포돼 영등포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풀려난 직후였다. A 씨는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또 3일 민노총 조합원들의 국회 경내 진입 당시 이를 취재하던 MBN 영상촬영 기자 B 씨도 민노총 조합원에게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한 조합원이 사다리 위에서 촬영하던 B 씨를 밀어 넘어뜨린 영상을 확인했다. B 씨는 사다리에서 떨어져 발목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4일 성명을 통해 “헌법에 의해 언론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에서 단지 불편한 관계, 다른 관점의 보도라는 이유로 취재를 방해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민노총은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집회 참가자들이 집회라는 수단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는 것처럼 기자들은 집회 참가자의 목소리를 담아 현장에 없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취재해 보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폭력을 동반한 취재 방해는 국민의 알 권리를 막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방송기자연합회도 “수적 우세를 이용해 집회 취재 중인 기자를 폭행한다면 군부독재 하수인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며 “불만이 있다고 기자를 폭행하는 것은 언론 자유 침해”라고 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이채익 의원은 5일 영등포경찰서를 방문해 “기자들이 무차별적으로 맞았다. 경찰이 제대로 수사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고도예 yea@donga.com·조종엽 기자
#민노총 조합원#취재기자 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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