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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950억원, 美에 보복관세 길 열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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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950억원, 美에 보복관세 길 열렸지만…

이새샘 기자 입력 2019-02-11 03:00수정 2019-02-12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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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분쟁’ 한국 승소 관련 WTO, 후속조치 허용해
‘美자극해 보복 부를라’ 우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가 어떻게 미국과 힘겨루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이 미국에 매년 약 950억 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정부 관계자는 실제 보복 관세를 집행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투로 이같이 말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8일(현지 시간) 한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8481만 달러(약 953억 원)의 양허정지를 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양허정지는 없앤 관세를 다시 부과하거나 낮췄던 관세를 다시 높일 수 있도록 WTO가 허용한다는 의미다.

앞서 2013년 2월 미국은 한국이 수출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이유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반덤핑 조사 방식이 부당하다고 보고 WTO에 이를 제소해 2016년 9월 최종 승소했다. 미국은 2017년 12월까지 반덤핑관세를 철회해야 했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았고, 한국은 지난해 1월 WTO에 양허정지를 신청했다. 당시 한국은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로 입은 피해가 7억1100만 달러(약 7990억 원)라고 신고했지만 WTO는 그중 11.9%인 953억 원의 피해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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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이 실제 이 카드를 사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주요 수출대상국인 미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국 상무부는 안보 위협을 이유로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규정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한국산 자동차에 적용할지를 검토 중이다. 결과는 이달 중 나온다.

지난해 1월 미국은 한국과의 반덤핑 관세 분쟁에서 패소한 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한국산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수입제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 같은 압박에 못 이겨 국내 업체들은 아예 미국에 공장을 짓고 세탁기 양산을 시작한 상황이다. 한국 기업들이 이미 자체 대응에 나선 마당에 보복관세 등으로 효과를 내기엔 때가 늦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한국이 이번 양허정지 조치를 미국과의 분쟁에서 ‘협상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방안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관측이다. 정부 관계자는 “다른 통상 문제와 이번 조치를 연계하면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세탁기 문제로 한정시키되 최대한 국익에 도움이 되도록 실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미국#보복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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