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2년새 1.5조 증발…‘2020 흑자 전환’ 빨간불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31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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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매출 2조원 달성도 빠듯…5G폰이 유일 희망?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9’ LG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략 스마트폰 ‘LG V40 씽큐’를 체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CES 2019’ LG전자 전시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략 스마트폰 ‘LG V40 씽큐’를 체험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 MC사업본부가 15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지난 2년간 총 1조51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MC사업본부는 오는 2020년까지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이번 실적발표 이후 흑자전환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7082억원, 영업손실 322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직전분기 매출 2조410억원, 영업손실 1463억원에서 각각 16.3%, 120%씩 감소한 실적이다. 전년동기의 매출 3조655억원, 영업손실 2132억원과 비교하면 44.2%, 51%로 하락폭이 더 크다.

문제는 손실액이 증권가의 예상치를 훨씬 상회하는 ‘쇼크’ 수준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공개한 잠정실적을 근거로 증권가에서는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을 약 1700억~2100억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손실규모가 예상치보다 1500억원이 더 컸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로 스마트폰 매출이 줄고 전략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위한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야심차게 출시한 V40씽큐(ThinQ)의 판매확대를 위해 마케팅비를 늘렸으나 목표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영업손실폭 확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스마트폰은 이제 출하량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그러나 수익성 확보에 중요한 프리미엄 라인 시장의 역성장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점이 실적반등(턴어라운드)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과거 부진이 제품력과 시장 대응력에서 비롯됐다면 V30 이후로 제품력은 올라왔으나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입지 회복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중가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Q시리즈를 출시했지만 성과는 기대이하”라고 분석했다.

◇2020년 흑자전환 가능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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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LG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에 희망을 걸어야 할 판이다. 오는 3월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5G 시장이 새로 열리면 교체 수요가 촉발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황정환 전 MC사업본부장은 지난해 10월 V40씽큐 출시간담회에서 “체질개선 작업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2020년에는 반등을 넘어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면서 ‘2020년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5G 스마트폰을 출시하더라도 상용화 국가가 적고, 중국의 경우 5G 상용화 시점에 맞춰 자국 제조사의 5G 스마트폰 출시로 설자리가 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올해 출시될 중가-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도 보이지 않기에 MC사업본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이 사물인터넷(IoT)의 허브가 될 것이기 때문에 사업을 단념할 수 없다는 것이 딜레마”라며 “5G 개화는 중요한 기회지만 2020년 이후 본격 보급되고 올해는 손익을 개선시킬 동력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플랫폼화, 효율화 전략을 넘어 사업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MC사업본부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면서 분기 2조원 매출 달성도 쉽지않아 영업손실 축소가 만만치 않아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에 대해 LG전자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도 제품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플랫폼화 및 모듈화 전략, 원가절감 등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은 지속하고 있다”며 “LG전자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통해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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