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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김영철 방미 ‘모르쇠’ 왜?…협상 주도권 놓고 치열한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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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정부, 김영철 방미 ‘모르쇠’ 왜?…협상 주도권 놓고 치열한 신경전

뉴시스입력 2019-01-17 10:52수정 2019-01-1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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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를 알리는 미국 언론들의 보도가 쏟아지고 있으나 미 정부는 이를 일절 확인하지 않고 있어 궁금증을 낳고 있다.

미 CNN 방송과 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다수 미국 언론들은 16일(현지시간) 김영철 부위원장이 17일 워싱턴을 방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WSJ 등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김영철-폼페이호 회담이 끝난 뒤 스웨덴으로 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최선희 부상은 지난 15일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스웨덴의 국제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이 베이징발 워싱턴행 17일자 비행기 좌석을 예약한 사실이 확인됐으며, 중국 외교부도 16일 김영철 부위원장이 베이징을 거쳐 워싱턴으로 간다고 공식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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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 국무부와 백악관은 김영철의 미국 방문과 회담 일정, 비건 특별대표의 스웨덴행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언론의 요청에 “발표할 일정이 없다”는 답만 반복하고 있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국무부가 16일 최 부상과의 회담을 위한 비건 특별대표의 스웨덴 방문 여부에 대한 질의에 “발표할 회담이나 여행이 없다”고 답변했으며 백악관 역시 “현재로선 발표할 구체적 회담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했다. 김영철의 방미 계획에 대해서도 미 국무부는 “회담 일정이 없다”고 답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언론들은 김영철 방미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회담 개최 여부와 일정 등 공식 행사를 보도할 때 미 언론들은 공식 확인되지 않은 경우라도 ‘정부 당국자’를 소식통으로 인용해 보도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가 전혀 없으며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소식통으로 인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CNN이나 WSJ 등은 2~4곳의 복수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기사의 신뢰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 정부 당국이 김영철 등의 방미계획을 확인하지 않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정해볼 수 있다.

우선 실제로 김영철 부위원장의 미국 방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외교부의 사실 확인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베이징을 거쳐 워싱턴으로 가는 중간에 중국 당국자를 만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그런 계획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하면서 나온 것이다. 중국 외교부가 직접 북한으로부터 김영철 부위원장이 위싱턴으로 갈 것인지를 통보받은 것을 근거로 밝힌 것이 아니라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이 베이징발 워싱턴행 비행기표를 예약한 것을 근거로 답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보다는 미국과 북한이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 계획에 합의했는데도 불구하고 미 정부가 사실 확인을 마지막 순간까지 늦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지난해 11월 북한이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회담을 마지막 순간에 취소한 것을 염두에 두고 미 정부가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미 국무부는 몇차례 연기된 폼페이오-김영철 회담이 11월 7일 열린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북한이 회담 하루전에 취소함에 따라 무산됐었다.

이처럼 일정까지 발표한 회담이 회담 상대자에 의해 취소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 보면 체면이 깍이는 일이다. 미국이 북한에 아쉬운 입장인 것처럼 비쳐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미국은 여러차례 북한에 회담을 종용해 간신히 회담을 일정을 잡았었다. 그런 회담을 북한이 하루 전에 취소해 버렸다.

미국으로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낭패였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이 하원에서 패배가 확실시되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회담을 추진했다는 비난마저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에는 미 정부가 최소한 김영철이 실제로 워싱턴행 비행기에 탑승한 뒤에라야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만에 하나 지난해 11월과 같은 실수는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도 만날 예정이어서 지난 번처럼 갑작스럽게 취소되면 그로 인한 파장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질 수 있다.

이처럼 북미는 회담 시작 전부터 치열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회담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는 모든 부문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 분야에서 수십년 동안 잔뼈가 굵은 북한의 협상가들은 이런 기싸움에 능하다. 이를 통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런 북한과 협상하는 방법을 뒤늦게 배우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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