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안 기사도 승객도 마스크…미세먼지 경고판마져 희미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14일 08시 50분


코멘트

이틀째 비상저감조치…마스크 쓰고도 불안한 출근길
“마스크 썼는데도 목 아파…딱 맞게 써야지” 걱정도

수도권에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13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먼지흡입 청소차가 먼지 저감 작업을 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는 경기남부·세종·충북이 ‘매우나쁨’, 서울·인천·경기북부·강원영서·대전·충남·호남권·대구·경북이 ‘나쁨’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019.1.13/뉴스1 © News1
수도권에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시행된 13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먼지흡입 청소차가 먼지 저감 작업을 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는 경기남부·세종·충북이 ‘매우나쁨’, 서울·인천·경기북부·강원영서·대전·충남·호남권·대구·경북이 ‘나쁨’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2019.1.13/뉴스1 © News1
14일 오전 7시쯤 시청역 8번 출구 부근. 지난 13일부터 이틀 째 시행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만큼, 고농도 미세먼지가 만들어 낸 짙은 안개 때문에 월요일 첫 출근길에는 간판과 가로수, 신호등 등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버스정류장 전광판 등에서는 미세먼지 수치가 ‘매우 나쁨’을 알리고 있었지만, 이 알림판마저도 미세먼지 탓에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이날 8시 기준 서울 미세먼지 농도는 104㎍/㎥로 최근 일주일 사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효됐던 지난 13일은 83㎍/㎥을 기록했었다. 충청북도 103 ㎍/㎥, 경기도 102㎍/㎥, 세종시 96㎍/㎥ 등 나타냈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오는 시민들의 표정은 잿빛 하늘만큼이나 답답해 보였다. 10명 중 7명은 하얀색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지하철 출구 계단을 올라왔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은 한손으로 입을 꽉 막은 채 출근지로 걸음을 옮기기 바빠 보였다.

같은 시각 안국역 부근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출근을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은 입을 꽉 막은 채 출근지로 향하는 버스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모씨(31·여)는 “마스크를 썼는데도 목이 아픈 기분”이라며 “마스크 써도 소용 없다는 생각이 자꾸 드는데 착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15년째 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김명섭씨(67·남)는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예보한 날에는 출근길에 택시를 잡기 위해 나서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많은 편”이라며 “오전 손님이 많아 사실 기분은 좋지만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운전하기도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주기적으로 문을 열었다 닫아야 하는 시내버스 기사들도 미세먼지에 민감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다보니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행을 하는 버스 기사도 적지 않았다.

한 버스기사는 “문을 여닫고, 승객들이 탑승하면 자연스레 우리들(운전기사)이 가장 먼저 미세먼지는에 접촉하게 된다”며 “건강을 위해 갑갑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했다. 버스 안에 탄 승객들은 보통 실내에 타면 마스크를 벗지만, 그대로 착용한 채 앉아 있는 승객들도 절반 정도 보였다.

마스크가 불편한 점도 적지 않지만 미세먼지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직장인 차용주씨(40·남)는 “마스크를 끼면 안경에 김이 서려 불편한게 한둘이 아니지만, 오늘 같은 날은 건강을 위해서 (마스크를) 하고 나오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유모씨(33·여)도 “제대로 마스크 쓰면 밖으로 바람이 안 새는데 유난히 오늘따라 바람이 새는 것 같다”며 “퇴근할 때 집에갈 때 얼굴에 딱 맞는 사이즈로 사서 새로 착용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