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 근력 감소하는 노인 위한 ‘고관절 재활치료법’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7일 2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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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게 낙상은 치명적이다. 낙상으로 골반과 다리를 연결해주는 엉덩이 관절(고관절)이 부러지면 몸을 움직이지 못해 신체 기능이 크게 떨어지고 여러 합병증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노화로 근력이 줄어드는 근감소증 환자가 고관절 골절을 당하면 수술 후 예후가 좋지 않아 재활치료의 의미가 사실상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근감소증을 앓는 고관절 골절 환자를 상대로 상당한 재활치료 효과를 거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팀은 자체 개발한 ‘한국형 통합적 골절 재활프로그램(FIRM)’을 노인 고관절 골절 수술 환자 68명에게 적용한 결과 근감소증 환자와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의 치료 효과가 거의 동일했다고 7일 밝혔다.

기존 재활치료는 신체운동과 단순 보행훈련에 집중했다. FIRM은 수술 후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낙상 방지 교육, 퇴원 후 관리 방법까지 재활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한다. 이를 위해 재활의학과 전문의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영양사, 간호사가 투입된다.

새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68명 중 근감소증 환자 32명의 낙상 위험도 저하 평가점수가 재활치료 전보다 13점 올랐다.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의 경우 재활치료 후 14점 올라 큰 차이가 없었다.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점수의 상승폭은 오히려 근감소증 환자가 23점으로 근감소증이 없는 환자(21점)보다 더 높았다.

임 교수는 “그간 재활치료를 포기하다시피 한 근감소증 환자도 통합 재활치료를 받으면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유럽노인의학’ 지난해 10월호에 게재됐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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