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장벽이 싫어? 그럼 철로 만들자!”…트럼프의 말장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7일 16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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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접경 ‘장벽’ 예산 둘러싼 갈등으로 美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된 와중에
“콘크리트가 싫다니 더 아름답고 튼튼한 철로 장벽을 만들면 된다” 주장
민주당 “장벽 자체의 효율성이 문제…셧다운 해결 논의에 진전 없어”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올린 국경 장벽 관련 메시지. “민주당과 협의해 콘크리트 장벽보다 튼튼하고 시각적으로 덜 거슬리는 철 장벽을 세우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트위터에 올린 국경 장벽 관련 메시지. “민주당과 협의해 콘크리트 장벽보다 튼튼하고 시각적으로 덜 거슬리는 철 장벽을 세우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캡처
“콘크리트 장벽이 싫다고? 그럼 ‘철 장벽’을 만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민주당이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멕시코 접경의 콘크리트 장벽’ 설치에 반대하고 있으니 그 대신 ‘철로 만든 장벽’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별장인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백악관 참모들과 국정 현안을 논의한 뒤 이날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철로 만든 장벽은 (콘크리트 장벽보다) 아름답고 튼튼하니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에 대한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 장벽 설치를 위한 50억 달러(약 5조6200억 원) 예산안에 민주당이 반대하면서 미 연방정부는 지난해 12월 22일부터 3주째 셧다운에 돌입한 상태다.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이들의 조언을 경청하고 난 뒤 철 장벽이 콘크리트 장벽에 비해서 시각적으로 덜 거슬리고 강도도 더 우수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며 “장벽 디자인 논의를 위해 유에스스틸(USS) 등 국내 철강회사 경영진을 접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어제에 이어서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건설적 만남’을 갖고 국경 안보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풍성하게 논의했다”며 “우리는 이제 콘크리트가 아닌 철 장벽 설치를 추진한다. 철 장벽은 단단하고 보기에 덜 거슬릴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더힐과의 인터뷰에서 “대화에서 어떤 진전도 없었다”며 “백악관은 (국경장벽 관련 부서인) 국토안보부 예산을 전혀 양보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추가 논의가 진행될 계획도 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국경 안보 관련 예산 13억 달러를 배정할 수 있지만, 적절한 불법 이민 제지 수단이라 할 수 없는 장벽 관련 예산은 여기 포함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셀 바우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 대행은 이날 연방의회 지도부에 보낸 서신을 통해 “234마일(약 376.5km)의 물리적 국경 장벽을 세우기 위해 57억 달러(약 6조38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며, 멕시코 접경 인근의 보호시설에 부모와 떨어진 채 머물고 있는 어린이 이민자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추가로 8억 달러(약 8950억 원)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이틀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해서라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의원들도 실제로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은 “현 상황에서의 국가 비상사태 선포는 위법성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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