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이 운행’ 청량리행 분당선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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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 이틀만인 2일 신호장애로 멈춰
경의중앙선-KTX 등 몰린 혼잡구간, 1시간뒤 복구됐지만 아찔한 상황
여당 지역구의원 요청해 연장운행… 선로증설 없는 끼워넣기 안전 위협

지난해 12월 31일 수도권전철 분당선이 연장 개통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분당선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2월 31일 수도권전철 분당선이 연장 개통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분당선 승강장에서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전철 분당선이 청량리역까지 연장 운행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신호장애로 운행이 중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왕십리역까지만 운행하던 분당선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청량리역까지 연장 운행하기 시작했다.

코레일 등에 따르면 죽전역을 출발해 청량리역까지 가려던 분당선 열차가 2일 오후 3시 25분경 서울 성동구 분당선 왕십리역까지만 운행하고 말았다. 이 열차는 청량리역까지 운행한 뒤 오후 3시 40분쯤 다시 수원역으로 돌아가기로 돼 있었다.

2018년 12월 13일자 A2면.
2018년 12월 13일자 A2면.
2일 왕십리역에서의 운행 중단으로 승객들은 불편을 겪었다.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일을 마친 뒤 청량리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기 위해 이 열차에 탔던 승객 윤모 씨(30)는 “분당선 열차가 왕십리역에서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방송이 갑자기 나와 경의중앙선으로 갈아타고 청량리역까지 갔다. 연장 운행을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청량리역에서 이 열차를 타고 강남, 분당 방면으로 가려던 승객들도 코레일 직원의 안내에 따라 경의중앙선을 타고 왕십리역까지 간 뒤 분당선으로 환승하는 불편을 겪었다.

열차 운행 중단 원인은 ‘궤도점유’ 신호가 코레일 철도관제에 확인됐기 때문이다. 궤도점유는 선로에 다른 열차나 장애물 등이 있을 때 뜨는 신호다. 왕십리역에서 출발한 분당선 열차가 청량리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분당선 선로에서 경원선 선로로 옮겨 가야 하는데 선로 이동 부분에서 궤도점유 신호가 확인됐던 것이다. 이 신호를 확인한 관제사가 운행중단 판단을 내린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궤도점유 신호가 뜬 원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열차 운행 중단 후 1시간(배차 간격) 뒤 왕십리역에 도착한 다음 열차는 청량리역까지 정상 운행했다.

왕십리역∼청량리역 경원선 구간은 열차 운행 횟수가 많은 편이다. 경의중앙선 전철, 고속열차(KTX), 준고속열차(ITX), 중앙선 화물열차, 각종 회송열차까지 다니며 편도 기준으로 하루 최대 130회 이상 운행 중이다. 분당선 열차의 경원선 역주행도 코레일이 감수해야 할 문제다. 분당선 열차가 경원선으로 선로를 옮기기 위해서는 역주행 선로를 한 번 거쳐야만 한다. 1999년부터 경원선 열차 운행 증가로 선로 증설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국회의 무관심으로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 대신 인근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요구로 열차 투입만 늘었다. 청량리역까지의 분당선 운행 연장은 서울 동대문갑 지역구의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2017년 국회에서 예산 80억 원을 편성해 이뤄졌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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