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늘어난 ‘우이신설선’… 혼잡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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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이용객 7만6000명 돌파… 작년 개통때 예상치의 절반 달성
출퇴근시간 혼잡도는 심각… 市, 배차 확대 등 개선방안 모색

‘서울시 1호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의 하루 평균 이용 승객 수가 지난달 처음으로 7만6000명을 돌파했다. 서울시가 당초 예상했던 수요인 13만 명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9월 개통한 후 가장 많은 시민들이 이용한 것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우이신설선 하루 평균 이용 승객은 7만6178명을 기록했다. 우이신설선 이용 승객 규모는 개통 직후인 지난해 9월 하루 평균 6만2094명을 기록한 뒤 방학 기간을 제외하고는 매달 꾸준히 늘었다.

우이신설선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동대문구 신설동에 이르는 11.4km 구간 13개 역을 운행하는 서울 시내 첫 경전철이다. ㈜우이신설경전철이 건설한 뒤 소유권은 서울시에 이관하고, 대신 30년간 무상으로 운영하는 수익형 민간투자사업이다.

서울시는 1일 승객 수가 7만6000명을 넘어선 것을 의미 있는 기록으로 보고 있다. 우이신설선의 주요 기대 효과 중 하나였던 ‘강북 지역 교통 사각지대 해소’에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익숙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안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우이신설선 삼양역 인근에 사는 정모 씨(33)는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출퇴근할 때보다 평균 15분 정도 출퇴근 시간이 줄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용자 수 증가는 주로 평일 출퇴근 인파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 평일 하루 평균 이용객은 8만1953명에 달해 주말(5만9627명)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로 인해 특정 시간대의 혼잡도를 줄여야 하는 문제점이 새로 생겼다.

서울시가 지난달 22일 오전 7∼9시 신설동역 방향을 운행하는 우이신설선 경전철 이용자 수를 폐쇄회로(CC)TV를 통해 살펴봤더니 정릉역에서 성신여대입구역으로 향하는 경전철의 혼잡도(정원 대비 승객 비율)는 157.3%에 달했다. 지난해 서울지하철 1∼8호선 혼잡도를 조사한 결과와 비교해보면 전체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2, 3위를 기록한 2호선 방배역∼서초역 구간(161%), 4호선 한성대입구역∼혜화역 구간(160%)과 비슷하다.

22일 오전 7시 30분 솔샘역에서 보문역으로 이동하는 경전철에 탑승해보니 혼잡도가 100%를 넘는 구간답게 객차 안은 발 디딜 틈을 찾기도 어려웠다. 도심으로 나가기 위한 사람이 많아 내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객차에서는 사람들끼리 밀고 밀치는 과정에서 발을 밟힌 사람들이 내는 작은 비명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임신부 배지를 단 여성이 인파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고 서서 가는 모습이었다.

우이신설선 ‘고객의소리’ 게시판에는 “출근 시간대에 너무 복잡하니 운행 횟수를 늘려 달라”거나 “오후 11시에도 전철이 꽉 들어차 이용하기가 어렵다”는 민원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사람들이 들어차면서 “객차 내부 온도가 11월에도 섭씨 25도까지 올라간다”는 불만 글도 있다.

서울시는 혼잡도 문제를 당장 해소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노선이나 열차 간격 등을 고려하면 현재 운영 중인 16편성이 한계에 가깝고, 현재 2량인 객차 수를 당장 늘리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에 편성 수 확대를 포함한 장기적인 혼잡도 개선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으로 경전철을 운영하기 위해 안내 인력 감축 계획 등을 포함한 ‘2년차 운영 계획’ 수립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승객 늘어난 우이신설선#혼잡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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