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산하기관장 빅6중 5곳 공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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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체제 출범 100일… 인사 난항

경기도의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7월 1일 새로 취임하면서 대다수 공공기관장에 대한 물갈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인물난으로 아직까지 공석이거나 낙하산 논란으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의회에서 인사청문회를 하는 6개 대형 공공기관 중 현재 기관장이 선임된 곳은 한 곳에 불과하다. 경기연구원, 경기도시공사,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문화재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도일자리재단 등 6곳 가운데 경기연구원장에 이한주 전 가천대 부총장이 임명됐다. 이 신임 원장은 이 지사의 도지사직인수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앞서 이들 6개 기관장은 잔여 임기를 남기고 사퇴했거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 현재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은 모두 25곳이다.

6곳 중 경기도 문화정책을 관할하는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현재 재공모가 진행 중이다. 경기문화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최종 후보 2명을 정해 경기도에 전달했지만, 경기도가 “적격자가 없다”며 재공모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 일로 재단 임원추천위원회 7명이 전원 사퇴했다.

경기도시공사와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아직까지 기관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지도 못한 상태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원장 후보 3명이 추천됐지만 노조가 부적격자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이사장에는 문진영 서강대 교수가 추천됐지만 낙하산 논란이 있다. 문 교수는 이 지사의 도지사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빅6’ 공공기관을 제외한 곳에서도 잡음이 흘러나온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사장에는 예술분야 전문성이 없는 이우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상임고문이 선임되자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노조는 이 지사에게 질의서를 보내 “이우종 신임 사장은 문화예술 분야 및 공공기관 경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400명 예술노동자 이름으로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유동규 경기관광공사 신임 사장 역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역임했지만, 관광분야 업무와는 연관성이 떨어진다. 경기도는 유 신임 사장 임명에 대해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 8년여간 재직하면서 성남 판교 대장지구 개발 등을 통해 3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며 적합한 인사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 밖에 전 성남시체육회 박상현 이사를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에 임명한 것과 도지사직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오완석 전 경기도의회 의원을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에 선임한 인사도 뒷말을 낳고 있다. 권석필 전 성남시 중원구청장을 경기도자원봉사센터장에 임명하고, 김성숙 전 성남시복지관연합회 사무국장을 경기도자원봉사센터 사무처장에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다.

잡음이 커지가 경기도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최근 성명서를 내고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권 행사는 도지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일반적이고 상식적인 기준과 잣대에 부합하지 못할 경우 그 합법적 권한은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염종현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는 “도민과 소통이 부재한 인사권 강행의 결과를 보이게 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우리 입장에선 새로운, 신선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사람들이 필요하다. 유능한 사람 중에 가까운 사람을 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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