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동남아 이어 美까지… 글로벌 입맛 잡은 한국버섯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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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미래를 찾는다]

그린합명회사 박희주 대표(왼쪽)가 직원들과 함께 수출용 버섯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그린합명회사 제공
그린합명회사 박희주 대표(왼쪽)가 직원들과 함께 수출용 버섯 상태를 체크하고 있다. 그린합명회사 제공
경북 청도군에 본사를 둔 그린합명회사는 유럽 3개국과 중국에 합작사 또는 유통회사를 둔 농업회사법인이다. 해외 농장도 7개나 가지고 있다. 신선버섯 수출로는 국내 1위다. 지난해만 20여 개국에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8종류의 버섯 2068만 달러(약 230억 원)어치를 수출했다. 전체 매출(500여억 원)의 46% 정도를 수출에서 거둬들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올 3월 ‘생산자 주도형 수출통합조직’을 만들었다. 이 조직을 통해 해외판매망을 가지고 있는 수출업체에 물량을 공급하고, 해외홍보마케팅까지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국내 버섯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 3전 4기 끝에 수출기업 도약

그린합명회사 박희주 대표(67)는 1990년대 중반부터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내수가 부진한 국내보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가장 먼저 네덜란드를 두드렸다. 기대했던 만큼 좋은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실패로 끝난 첫 번째 해외사업이었다.

이어 유럽 현지인과 함께 사업을 벌였지만 또다시 실패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네덜란드 현지인과 합작해 버섯 유통회사를 만들었다. 또다시 실패. 그래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박 대표의 버섯을 사겠다는 현지 업체가 나타난 것이다. 4번째 도전에서 드디어 네덜란드에 안착했다.

이후 사업은 날개를 달았다. 전 세계로 판로를 넓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11년에는 처음으로 수출 1만 달러를 넘어 1만2765달러를 기록했다. 신선버섯과 건조버섯으로 이원화돼 있던 제품군도 다양화했다. 지난해 9월 버섯 가공 공장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가공식품과 버섯음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린합명회사는 국내에 직영농장 9곳, 21개의 협력 농장을 두고 있다. 이들 농장에서 생산하는 버섯은 하루 45t(연간 1만6000t). 2020년 매출 목표는 2500만 달러다. 박 대표는 “사내 조직 구조를 보면 이미 수출 관련 부서의 덩치가 더 크다. 당연히 수출에 더 주력할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글로벌 농업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 새송이버섯 유럽 수출 1위

농산물 전문 무역상사 큐케이씨 김새한 대표가 수출용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큐케이씨 제공
농산물 전문 무역상사 큐케이씨 김새한 대표가 수출용 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큐케이씨 제공
서울 성동구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큐케이씨는 농산물을 해외에 수출하는 전문 무역상사다. 2003년 설립됐으며 현재 전 세계 30개국에 농산물을 수출하고 있다. 주요 품목 중 하나가 버섯이다. 지난해의 경우 2000만 달러의 수출액 중 버섯이 차지하는 비중은 600만 달러로 30%에 이른다. 특히 새송이버섯은 유럽 지역 수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버섯 칩을 개발해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프랜차이즈 매장에는 이미 진출한 상태.

지금은 미국의 한 프랜차이즈 업체와 협의 중이다. 조만간 계약이 성사되면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 동부에 이 제품이 깔릴 것으로 보인다. 큐케이씨 직원은 10여 명. 하지만 ‘작지만 강한 회사’를 표방한다. 김새한 대표(49)는 “고급화된 한국 버섯 제품을 해외에 알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유럽#동남아#글로벌 입맛#한국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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