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중국산 짝퉁과 싸우려면 中 상표권 등록부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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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법률상 등록된 상표만 보호
현지 진출 전이라도 등록해야 복제품 나도는 것 막을 수 있어
위조업체 색출하는 변호사 고용… 中에 온라인매장 여는 것도 방법

중국의 명품(럭셔리 브랜드) 위조품 시장은 규모가 크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전 세계 위조 상품의 80% 이상이 중국이나 홍콩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또 2016년 연간 위조품 수출량은 중국 전체 수출의 12.5%를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러한 명품 위조를 단속하는 건 매우 어렵다. 위조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위조품이 정품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아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되면서 위조품인지 진짜인지 찾아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명품브랜드나 디자이너브랜드 입장에서 위조품 문제를 완전히 근절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자사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코리아 2018년 7·8월호에서 천루제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 국제연구원 등 연구진은 ‘짝퉁 공세’에서 생존하기 위한 8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연구진이 제시하는 첫 번째 방법은 ‘지금 당장 중국에 상표권을 등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중국법은 어떤 경우에도 상표가 공식 등록돼 있는 경우만 보호한다”며 “중국 시장에 실제 진출할 때를 기다려 상표를 등록하려 하면 이미 늦는다. 중국 회사들이 자국에 도입될 상표를 몰래 등록해버리기 전에, 지금 당장 그리고 가능한 한 빨리 상표권을 등록하라”고 조언한다.

이들은 또 ‘훌륭한 변호사를 고용하라’고 말하는데, 연구진이 말하는 ‘훌륭한 변호사’란 법정에서 실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사전에 위조업체를 조사하고 이들과 법정 다툼까지 가지 않도록 전략적 조치를 미리 고안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중국의 온라인결제 수단이 지원되는 공식 웹스토어를 여는 것’은 세 번째 생존 방법이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결제수단이 지원되고 유저인터페이스가 뛰어난 온라인 스토어를 구축하면 위조가 아닌 정품을 구입하고 싶어 하는 부유층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최근 중국 정부가 늘어나는 위조품 관련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활용해 중국 정부와 이커머스 기업들과 협력하고, 위조방지기술에 집중 투자하라는 조언도 이어진다.

이러한 다섯 가지의 일반론적인 제언에 이어 연구진은 세 가지 다소 엉뚱한 ‘짝퉁 공세 생존 방법’도 제안한다. 우선 가능하면 제품모델을 자주, 신속하게 업데이트해 위조품이 나오는 데 걸리는 ‘한 달’ 주기보다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면 좋다. 또 진짜 제품과 살짝 다른 제품 사진을 회사 광고에 사용해 ‘정품과 모양이 다른 위조품을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위조품 문제는 브랜드가 성공했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임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위조품이 등장한다는 것은 성공했다는 증거’이니 마음을 편히 먹고 차근차근 대응해나가라는 뜻이다. 위조품 문제는 뿌리 뽑을 수 없지만 법률, 기술 더 나아가 중국문화를 이용한 전략을 활용하면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중국 상표권#위조업체 색출#온라인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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