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北 핵물질 계속 생산… 비핵화 질질 끌지 않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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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청문회서 대북 압박 메시지
“트럼프 임기내 CVID 완료 목표” 신속한 비핵화 의지 수차례 강조
“CVID-FFVD-PVID 모두 같아 WMD 제거 때까지 제재 유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 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은 여전히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협상 회의론자들이 많은 의회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한 것을 두고 북한이 더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신속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내려놓은 적이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말까지 완수한다는 목표를 계속 유지 중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그렇다”답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직전인 이달 초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구체적인 비핵화 목표 시점을 밝히기를 주저했던 국무부가 약 3주 만에 다시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모두발언 원고에서도 “우리는 인내하는 외교를 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이 헛되이 질질 오래 끌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고, 나는 이런 입장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 대상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물론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하는 대량살상무기(WMD)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북한이 WMD를 제거할 때까지 우리의 제재, 그리고 유엔의 제재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비핵화 목표로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되는 비핵화)를 언급하면서도 “FFVD, PVID(영구적이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CVID는 모두 정확하게 같은 뜻”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계속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답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미사일 시험장을 해체하려는 움직임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논의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최소한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리스트를 내놔야 비핵화 의지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의) 보여주기식 퍼포먼스에 종전선언이라는 선물을 주지는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최근 수년간 서해 발사시설과 같은 고정 발사대를 필요로 하는 미사일에서 이동식 차량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개발로 초점을 전환했다”며 “북한 스스로 필요 없다고 판단해 미사일 시험장을 해체한 만큼 비핵화 조치로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한기재 기자
#폼페이오#비핵화#美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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