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기본소득 보장은 꿈? 꼭 필요한 이유 알려주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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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가이 스탠딩 지음·안효상 옮김/412쪽·2만 원·창비

“모든 사람에게 약간의 생활수단으로 줌으로써 도둑으로 시작해 시체로 끝나는 끔찍한 필연성을 아무도 겪지 않게 하는 것.”

토머스 모어의 소설 ‘유토피아’(1516년)는 기본소득이 있는 사회를 이같이 표현했다. ‘아무데도 없는 곳’이란 유토피아의 뜻처럼 기본소득은 유럽 선진국조차 실험 끝에 폐기되거나 도입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저자는 기본소득에 대한 주요 반대논리 13가지를 정리한 뒤 이를 치밀하게 재반박하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대표적으로 부자에게도 돈을 나눠주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논리가 있다. 하지만 저자는 사회적 부(富)는 과거 세대에게 물려받은 것이기 때문에 모든 시민이 혜택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한다. 똑같이 지급되더라도 경제적 약자에게는 상대적 값어치가 훨씬 커 가난한 사람을 선별하는 기존 복지제도의 행정비용보다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어판에서 “보편주의적 사회보장의 전통이 있고, 기본소득을 도입할 경제적 수단이 있다”며 한국이 논의를 주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홍역을 치르는 우리 사회가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기본소득#토머스 모어#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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