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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뒤늦게 북한産 정보 입수… 한국해역이 대북제재 구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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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뒤늦게 북한産 정보 입수… 한국해역이 대북제재 구멍으로

신나리 기자 , 이정은 기자 입력 2018-07-18 03:00수정 2018-07-18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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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대상 北석탄 한국에 유입 대북제재의 목소리가 높던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 9000t이 우리 정부의 감시망을 벗어나 국내 유입된 것은 그만큼 ‘제재 구멍’을 막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당시 수입신고서에 기재된 석탄 원산지는 러시아. 수입업체가 신속한 통관을 위해 수입신고를 먼저 마쳤고 입항과 동시에 하역돼 유통됐다. 석탄은 러시아산 등과 섞일 경우 북한산으로 판명하기 어려울뿐더러 이렇게 신속히 유통돼 ‘소진’되면 추적하기가 더욱 어렵다.

○ 러시아산으로 둔갑한 북한산 석탄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지난달 내놓은 연례보고서에는 지난해 인천과 포항으로 유입된 북한산 석탄의 이동 경로가 비교적 상세히 나온다. 능라2호 운봉2호 을지봉6호 등 북한 선박들이 원산과 청진에서 처음 석탄을 싣고 출항해 지난해 8월 초부터 9월 하순까지 러시아 사할린 남부 홀름스크항에 환적한 것만 7건이다. 이후 10월 북한산에서 러시아산으로 ‘둔갑’한 석탄들이 홀름스크에서 출발해 스카이에인절호에 실려 4000t, 리치글로리호를 통해 5000t이 인천과 포항에 각각 도착했다.

지난해 8월 채택된 유엔 대북제재결의 2371호는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에 비록 러시아를 거쳤지만 한국에 유입된 북한산 석탄은 제재결의 위반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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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제재 시행 첫해부터 허점은 드러났다. 문제의 선박들이 지난해 10월 입항했을 때는 의심 선박을 묶어둘 국제 규정이 없어 선박업체만 조사해서 보내야 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 검색 결과 두 배가 처음 입항한 후 4개월 뒤인 올해 2월 하순 군산항(스카이에인절)과 인천항(리치글로리)에 또 들어왔지만 역시 풀려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제재 이후 북한을 거쳤는지가 관건인데 위반 사항이 없어서 보냈다”고 밝혔다.

○ 우리 해역이 ‘대북제재’ 구멍 되나

앞서 한국은 ‘제재 구멍’이 된 사례가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정유제품을 선박 간 거래로 북한 선박에 넘겨줬다는 혐의를 받는 홍콩 선적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와 파나마 선적 ‘코티’호 등도 여수항과 평택·당진항에 억류된 바가 있다. 북한이 제재망을 피해 금수품목을 거래하는 무대로 한국 해역을 삼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북한 선박이 가장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해역이 우리 작전 수역”이라며 “남북 해운 합의서에 유엔 안보리 제재가 없어도 의심 화물을 싣고 다니면 검색을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우리 정부가) 안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산 석탄이 반입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관련 조사는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청은 한국 수입업체에 대해 관세법에 따른 부정 수입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해당 업체가 결의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제재 대상으로 올릴 수 있지만, 안보리 이사국 15개국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는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이정은 기자
#제재대상 북한석탄#한국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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