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강천구]한반도 新경제 위해 남북 자원 교류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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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강천구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북한의 지하자원은 종류도 많고 상당수의 광물은 매장량이 남한보다 월등하다. 특히 금속공업과 철강공업에 필요한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다. 잠재가치는 약 3220조 원으로 남한(230조 원)의 약 14배 규모다. 남한에서 소비되는 광물의 절반만 북한에서 조달해도 연간 153억9000만 달러(약 16조5400억 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한다. 특히 북한에는 우리 정부가 10대 중점 확보 희소금속으로 지정한 텅스텐, 몰리브덴, 희토류도 매장돼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와 북한이 공동 개발하고 있는 사업은 북한의 정촌 흑연광산 개발사업뿐이다. 남한의 광물자원공사와 북한의 명지총회사가 5 대 5의 지분으로 총 1300만 달러를 투자한 이 사업을 통해 현재까지 흑연제품 850t이 국내로 반입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2010년 5·24조치 이후 흑연의 반입이 중단된 상태다.

2000년 이후 북한에서는 89개 지하자원 개발사업에 외국 기업이 진출하고 있다. 이 중 80개 업체가 중국 업체로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가 심화되어 있다. 남북한의 지하자원 개발사업이 재개된다면 북한의 광물자원에 대한 선점 효과는 물론이고 남북관계 개선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남북관계가 잘 풀리면 우선 정촌 흑연광산 정상화부터 논의해야 한다. 이 사업은 계약 기간이 2023년까지다. 광물자원공사는 2011년 9월, 11월 두 차례 개성에서 북측 실무진과 흑연광산 정상화 및 자원 개발 문제를 논의했었다. 당시 북측은 희토류 샘플도 우리 쪽에 넘겨줬다. 그러나 그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무산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8월 23일 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엄동설한에도 봄은 반드시 오는 것이므로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정촌 흑연광산 정상화는 남북 자원 교류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북한 지하자원 개발에 나서는 일은 안정적 광물자원 확보와 평화적 남북관계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다.
 
강천구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개발지원본부장
#북한 지하자원#정촌 흑연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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