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황제 패러, 첫 풀코스서 영국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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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마라톤 2시간6분21초로 3위
5000-1만m 올림픽 2연패 등 최강자 군림하다 새 도전도 성공

5000m와 1만 m에서 주로 활동했던 영국 육상스타 모 패러(35)가 생애 첫 마라톤 도전에서 영국 육상 역사를 새로 썼다.

패러는 2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런던 마라톤에서 2시간6분21초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시간4분17초를 기록한 엘리우드 킵초게(34·케냐), 2시간4분49초의 톨라 슈라 키타타(22·에티오피아)에 이은 3위. 하지만 경기 후 모든 관심은 그에게 쏠렸다. 마라톤 풀코스 첫 도전에 나선 그가 1985년 스티브 존스(63)가 세운 영국 남자마라톤 최고기록(2시간7분13초)을 33년 만에 52초나 단축했기 때문이다.

소말리아 출신인 패러는 ‘단거리에 우사인 볼트(32·자메이카)가 있다면 장거리에는 패러가 있다’고 할 정도로 2010년대부터 5000m, 1만 m 종목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 5000m, 1만 m 금메달(4관왕)의 주인공도 패러였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5000m 금메달을 시작으로 세계육상선수권 5000m, 1만 m 종목에서 금메달만 6개를 목에 걸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아 ‘패러 경’으로도 불렸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 런던 세계육상선수권 후 ‘트랙 은퇴’를 선언하고 마라톤 도전을 선언할 때 주변의 반대가 거셌다. 그간 쌓아온 명성을 한번에 잃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30대 중반으로 선수로서 황혼에 이른 나이도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첫 풀코스 도전 만에 영국 역사를 세우며 장거리 영웅의 명성을 마라톤에서도 이어갔다.

경기 후 소감은 여유가 넘쳤다. 패러는 경기 후 “우승한 킵초게는 정말 얄미울 정도로 잘 뛴다”며 “물을 마시는 지점에서 물을 건네주는 대신 사진만 찍으려는 팬들도 있었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모 패러#런던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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