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잡으니 더 커진 로맥… 홈런 7개 1위-타율 0.397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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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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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말부터 방망이 짧게 쥐면서 타격 정교해지고 장타도 늘어나

로맥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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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SK의 제이미 로맥이 올 시즌 ‘교타자’로 진화하며 연일 맹활약하고 있다.

로맥은 14일 인천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7-0 승리를 이끌었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 1개가 모자란 무결점 활약이었다. 로맥이 ‘4타수 4안타’를 기록한 건 KBO리그 진출 이후 처음이다. 기세를 몰아 15일도 3안타를 때렸다.

지난해 5월 초 대니 워스의 대체선수로 KBO리그 무대를 밟은 로맥은 전형적인 ‘공갈포’ 유형이었다. 지난해 102경기에서 기록한 87개의 안타 중 홈런이 31개였는데, 타율은 0.242일 정도로 정확성이 부족했다. 1999년 해태의 샌더스(타율 0.247, 홈런 40개), 2000년 현대의 퀸란(0.236, 37개) 정도가 비슷한 유형. ‘타율 좋은 거포’ ‘호타준족’인 요즘 외국인 타자 유형과 맞지 않았다.

하지만 2년 차에 돌입한 올 시즌에는 장기인 장타를 유지하면서도 예리해졌다. 15일까지 홈런은 7개로 단독 선두에 올라 있고 타율은 0.397로 2위를 달리고 있다. 안타 27개 중 7개는 홈런. 타점 2위(22점)에 득점은 1위(18점)로 공격에 관해 못 하는 게 없는 팔방미인으로 거듭났다.

3월 30일부터 과거(왼쪽 사진)에 비해 배트를 약 1인치 짧게 잡고(오른쪽 사진) 타격하는 로맥. 이후 타격은 4할대로 눈에 띄게 정교해졌다. SK 제공
3월 30일부터 과거(왼쪽 사진)에 비해 배트를 약 1인치 짧게 잡고(오른쪽 사진) 타격하는 로맥. 이후 타격은 4할대로 눈에 띄게 정교해졌다. SK 제공
로맥은 ‘KBO리그 적응’을 비결로 꼽았지만 진짜 비결은 짧게 쥔 배트에 있다. 지난달 30일 한화전부터 로맥은 왼손 중지와 약지로 덮던 배트 끝부분이 눈으로 보일 만큼 배트를 짧게 잡고 타격을 하기 시작했다. 정확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편인데 효과는 확실하다. 짧게 잡기 전 107경기(지난해 포함)에서 0.246이던 타율은 짧게 잡은 후 13경기에서 0.429로 수직 상승했다. 홈런 전선도 전혀 이상 없다. 짧게 잡기 전 경기당 0.3개였던 홈런은 짧게 잡은 후 경기당 0.46개로 상승했다. 많이 맞히면서 담장을 넘는 타구도 늘어난 셈이다.

첫 풀타임 시즌을 맞은 로맥이 SK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 최고 타율을 동시에 경신할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SK에서 그간 외국인 타자로 성공한 선수는 드물다. 2000년 이후 SK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2002년의 페르난데스(45개), 가장 타율이 좋은 타자는 2000년의 브리또(0.338)였다. ‘3할-30홈런’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없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작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스윙이 좋아져 공격 여러 면에서 생산성이 높아진 타자가 됐다”고 극찬했다. 정작 로맥은 덤덤하다. 그는 “공을 띄워 멀리 보내는 능력에 더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했는데 연일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시즌 내내 기복 없이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프로야구 sk#제이미 로맥#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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