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아수라장이었다” 맘카페에 올라온 목격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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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2월 18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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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아 4명이 잇달아 숨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로 17일 오후 병원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전날 오후 사고가 발생한 뒤 중환자실에 있던 신생아 12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퇴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미숙아 4명이 잇달아 숨진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로 17일 오후 병원 관계자가 들어가고 있다. 전날 오후 사고가 발생한 뒤 중환자실에 있던 신생아 12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퇴원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16일 미숙아 4명이 집단 사망한 가운데, 국내 유명 임신·출산·육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산모의 목격담이 주목받았다.

17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임신·출산·육아 커뮤니티 ‘맘스홀릭’ 카페(회원수 약 263만 명)의 이른둥이(미숙아)맘 수다방 게시판에는 ‘이대목동병원 어젯밤 아수라장이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당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 아기가 입원 중이었다는 글쓴이 agij****는 “어제 면회 가기 전부터 쎄한 기분이었는데 밤 12시(17일 자정)에 연락 받고 부랴부랴 병원 가서 상황 지켜보니 가자마자 바리케이드 쳐놓고 경찰에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왔다갔다…. 안에 아가들은 있는데 못 들어가니 애가 탔다”며 “새벽 4시에나 겨우 인큐베이터 앰뷸런스에 싣고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저희 아가 무사하다고 괜찮은 게 아니라 이틀 전에 상태 좋아져 옆 칸으로 옮겼었는데 옮기기 전의 자리와 앞 뒤 옆 아가까지 4명이 잘못됐다”며 “우리 아가도 자리 안 옮겼으면 잘못될 거였단 생각에 소름이 끼칠 만큼 남의 일 같지가 않다”고 털어놨다.

그래픽 김성훈 기자
그래픽 김성훈 기자

이어 “매일 면회 같이 하던 부모들 통곡하는 모습에 맘이 찢어질 것 같다”면서 “낼모레 퇴원인 아가도 있었고 품에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한 아가도 있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어떻게 대학병원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잘못된 아이 4명뿐만 아니라 니큐에 있던 남은 8명도 사실 상태를 지켜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글쓴이는 “이른둥이로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그 작은 아이들 부검까지 한다고 하고…”라고 말했다.

이어 “입원 이틀째 캥거루케어(미숙아와 부모가 서로 피부를 맞대고 밀착함으로써 신체적·심리적 발달을 돕는 미숙아 치료방법)하고 직수(아기가 엄마 젖을 직접 빠는 것)한다고 좋아할 게 아니었나보다”라며 “아가를 안을 수 있어서 좋은 반면 가족면회에, 출입통제도 잘 안 되는 거 같아 한편으론 너무 자유로움이 마음에 내내 걸렸었다”고 글을 마쳤다.

해당 글에는 안타까움과 분노를 토로하는 카페 회원들의 댓글이 160여 건 달렸다.

또한 해당 게시판에는 “이대목동병원 다니고 있다”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산모들과 ‘예비맘’들의 글들도 줄을 이었다.

‘jung****’ “우리 아이 수술해서 한달 째 입원 중인데 ㅠㅠ 어젯밤부터 옆에 중환자실 난리더니 결국 아침부터 경찰과 기자들이 왔다 갔다 한다”며 “참 힘드네요. 저도 미숙아로 태어난 우리 아이 보면서 남일 같지 않아 마음이 아프고 병원에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1111****’는 “12월 10일 이대목동에서 출산하고 산후조리원에 있는 초보 엄마입니다ㅠㅠ 오늘 사건 터진 거 보고 정말 식은땀이 나고 너무 슬프고 착잡하다”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또 “30주차 예비맘이에요. 이대목동 다니는데 병원을 옮길까 해요. 저처럼 고민하시는 분들 어느 병원 생각하시나요”(cle0****), “이제 30주 접어들었어요. 첫 아이도 여기서 잘 낳았고 진료해주시는 교수님 믿고 잘 다니고 있는데요. 그냥 계속 다닐지 아니면 옮겨야 하는지 너무 고민 돼요”(prim****)라며 전원을 고민한다는 글들도 이어졌다.

한편 이대목동병원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5시40분께부터 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던 4명의 환아에게 심정지가 발생했고, 의료진이 심폐소생술을 했음에도 오후 9시32분부터 1시간21분 사이 4명이 차례로 숨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국과수 서울과학수사연구소는 18일 오전 8시30분부터 숨진 신생아 4명의 부검을 실시한다. 최종 부검 결과는 1개월가량 지나야 나올 전망이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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