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동아]응급실 진료 ‘접수’의 의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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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부교수(대한응급의학회 공보위원)
이동훈 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부교수(대한응급의학회 공보위원)
응급실 하면 ‘응급환자’, ‘24시간’, ‘복잡함’이라는 단어들이 떠오른다. 최근 여러 의학 드라마에서 응급실이라는 공간이 배경이 돼 보이는 이미지다. 실제 응급실도 그러할까?

응급실은 치료가 급한 환자 순으로 진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가 응급실을 처음 방문하면 적지 않게 당황한다. 따라서 응급실 도착부터 몇 가지 사항들을 잘 파악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응급실 이용의 첫 관문은 접수다. 처음 응급실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거쳐야 할 과정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반 동네병원에서 진료를 받거나 병원의 외래 진료에 익숙하다. 따라서 응급실 접수가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응급실에 근무하다 보면 많은 환자나 보호자들이 접수 단계부터 불만이 생겨 큰 소리로 병원에 항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장 많은 항의가 피를 흘릴 정도로 다쳤는데 왜 접수부터 하라느냐는 것이다. 아마도 ‘접수=돈’이라는 인식 때문인 것으로 본다. 그래서 어느 보호자는 “돈 떼먹을까봐 그러냐”며 강하게 항의한다. 하지만 이는 정말로 잘못된 인식이다.

응급실 진료에 있어서 접수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외래와 응급실이 다른 점 중 하나는 예약이라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가 얼마나 올지 알 수 없다. 주말의 대학병원 응급실은 시장 통을 방불케 한다. 쉽게 말해 누가 있는지 파악조차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접수는 환자의 존재와 진행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접수를 해 응급실 환자 명단에서 보여야만 응급실에 존재하는 환자로 파악되고 의료진이 진료를 할 수 있다.

또 다른 이유로 접수는 환자가 응급실에서 진료를 진행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병원은 전산 시스템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병원 각 부서 간의 의사소통도 전산 시스템을 통해서 하고 모든 검사의 치료와 처방이 전산으로 전달된다. 다시 말해 전산에 등록되지 않은 환자에게는 검사나 처방이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응급실에서는 환자가 접수를 해야 등록번호가 응급실 환자 명단에 존재하고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거나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

실제 접수 과정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개 응급실 입구에 있는 원무과에서 간단한 인적 사항을 적어 주거나 알려주면 빠르게 마무리된다.

접수가 되면 다음으로 중증도 분류와 감염병 모니터 과정을 거친다. 다시 말해 접수와 이 중증도 분류 과정을 거쳐야 응급실 내부 공간으로 이동해 실질적인 진료가 시작된다.

응급실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접수부터 하자.

이동훈 중앙대병원 응급의학과 부교수(대한응급의학회 공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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