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원공대 갑질 의혹, “교수에게 바닥·유리창 청소시키고 이사장이 직접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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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25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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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원공과대학교. 사진=두원공과대학교 홈페이지
두원공과대학교. 사진=두원공과대학교 홈페이지
구조조정을 명목으로 교수들을 전공과 무관한 학과로 강제로 이동시키고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의혹이 제기된 두원공과대학교에 재직 중인 현직 교수가 “(이런 것을 주도한 당사자는) 학교 재단 이사장으로 보인다”며 사립학교의 적폐를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교수 A 씨는 24일 tbs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대학의 이사장 신분이 영구적으로 보장되는 사립학교의 구조상 대학의 (부당한) 처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수들이 올바른 주장을 해도 (학교 측에) 밉보이게 되면 결국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교수들이 구조조정이라는 명목 아래 전공과는 무관한 학과로 이동된 것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대전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이번 구조조정은 대학구성원의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 대학 측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진행된 것. 거의 반강제적 구조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느 정도 유사한 과로 (교수들이) 전과가 된 것이라면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전혀 다른 과로 이동이 된 경우는 사실상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대학 측의 조치에 대해 “학교 측 처사에 평소 불만을 표시하는 등, 소위 밉보인 교수가 (전과 대상이 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과된 교수 중 네 분 정도가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자발적으로 그만 두셨다”며 교수들의 자발적인 사직을 강요한 학교 측의 의도가 내재되어 있다고 추측했다.

또한 교수들을 상대로 청소를 시킨 것과 관련 “일종의 교수 길들이기, 괴롭히기”라며 “합숙을 시키면서 청소를 시킨 학과도 있고, 지속적으로 (청소상태를) 지적하면서 바닥 닦기, 유리창 닦기 등을 교수들에게 시켰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청소 검사는 이사장이 직접 했으며, 교수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도 청소를 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조를 짠 뒤 번갈아가면서 강의실을 청소하고, 조교를 통해 검사를 맡았다고 하더라”며 “대학 측이 청소 용역업체 비용을 줄이기 위해 학생들한테 청소를 시킨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두원공대 측은 구조조정이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시행된 것이라고 밝혔다.
두원공과대학교 안성캠퍼스 총무처는 25일 동아닷컴에 이번 구조조정 해당 교원은 22명으로 그 중 7~8명은 자의에 의해 학과를 변경한 것이며 15~16명은 전공이 무관한 학과가 아니라 관련 학과 또는 유사 학과로 전보된 것 이라고 전했다.

또한 논란이 되고 있는 전공 무관학과로의 전과 조치에 대해서는 “전공 무관 학과로 전과하신 교수들은 대학원에서 관련 학문을 추가적으로 공부하신 분”이라며 “전문대학 특성상 연구 중심 학문보다는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부분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다 보니 해당 교수들의 석·박사 전공이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 측은 “구조조정은 전문대학이 가지고 있는 학과 개편·교원 티오 등 공통적인 문제에 대한 학교 측의 적절한 조치일 뿐”이라며 “일부 교수들의 전공 무관 학과로의 전과는 대학 사정에 따른 ‘고육지책’의 차원으로, 학문을 비하하는 의도는 아니지만 다소 적응이 쉬운 인문계열 학과로 전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구조조정에서 전과 사례가 가장 많았던 기계·자동차 계열과 관련 “자동차과는 본래 기계공학에서 분과되어 나온 학과로, 학과 별로 관련성이 높고 일부 학과명은 교육 과정 중에 변경된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청소 논란에 대해 “(학교가) 아오지탄광처럼 외부와 단절된 곳도 아닌데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학교 측은 “자동차학과 같은 경우 개설된 지 20년 정도로, 실습실에 묶은 때가 상당히 많다”며 “이사장님이 가끔 학교를 방문하시는데, 이를 보고 실습실 관리 차원에서 한 마디 하고 가신 것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학과장이 방학 중 멀리 사시는 분 말고 가까운 곳에 사시는 교수들 중 시간이 되는 사람은 와서 실습실 정리를 같이 하자고 한 것”이라며 “당시에는 아무 말 없이 같이 청소까지 해놓고 이제 와서 갑질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우리로서도 황당하다”라고 전했다.

학생들에게 강제적으로 청소를 지시한 것과 관련 “학교 내 ‘두원 ROSE 운동’이라고 학생들의 바람직한 인성과 올바른 가치관 등을 위한 활동이 있는데 인성교육 차원에서 본관 앞에서 담배꽁초 줍기 등을 하기도 한다”며 “학생들에게 실습실 내 본인이 쓰던 공구 등 뒷마무리를 권고한 수준이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 했다면 학생들이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라며 “청소비용을 아끼기 위해 학생들을 이용했다는 것은 와전된 것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논란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했다.

학교 측은 “학교 측의 갑질 등 이런 부분이 사실이라면 높은 취업률 달성, WCC(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 선정 등 어떻게 이런 실적을 이루었겠느냐”며 “현재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퇴출되어야 마땅한 학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수도권 전문대학으로서 전문적인 교육과 인재 양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 와중에, 이러한 일부의 불만 사항을 보도해 문제로 다룬 것에 따른 학교 측의 피해가 크다”며 “학교의 명예가 크게 훼손됐으며, 언론에 대두된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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