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 화재 백서’ 나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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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발생부터 건물 철거까지 담아… 비슷한 재난 발생시 매뉴얼로 활용
개보수 끝낸 대체상가 25일 개장식

24일 대구 중구 동산동 서문시장 4지구 대체상가 ‘베네시움’을 찾은 손님들이 한복 매장에서 원단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24일 대구 중구 동산동 서문시장 4지구 대체상가 ‘베네시움’을 찾은 손님들이 한복 매장에서 원단을 살펴보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 중구가 서문시장 4지구 화재사고의 수습 과정을 기록한 백서(사진)를 발간했다. 340쪽 분량으로 화재 발생부터 대처, 건물 철거 등을 담았다. 지난해 11월 30일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로 점포 679개가 전소됐다.

백서는 △사진으로 보는 긴박했던 58시간 57분 △사고 개요 △기관별 대응 △화재 초기 대응 및 수습 △피해 상인 지원 △향후 재난 대비 개선 △성금 기탁 및 후원 △2005년 2지구 화재 비교를 현장 목소리 중심으로 기록했다. 대구시와 대구소방안전본부, 중부경찰서,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전국재해구호협회, 서문시장 4지구 비상대책위원회, 중구자원봉사센터의 기록물을 자료로 활용했다.

백서는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제도 및 법령의 문제점도 꼽았다. 현장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할 사무실이 없을 때 대형 천막과 전기, 난방, 컴퓨터, 통신장비 등 상황실 운영을 위한 비상 물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매뉴얼에 따라 평소 훈련을 했지만 실제 재난이 발생하자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많아 주관 및 협업 부서 간 업무 분담 등이 어려웠다는 반성도 담았다.

정부에 건의한 개선 내용도 기록했다. 건물 안전 점검과 구조 보강, 인근 상가 보수, 폐기물 처리, 철거 공사, 화재 잔해 운반, 대체상가 마련 등에 필요한 장비와 제도, 예산 지원을 건의했다. 피해 상인에게 금융과 법률 및 심리 상담, 생계비 지원을 하는 데 필요한 세부 절차도 다뤘다. 현장에서 사용한 각종 서식 등도 수록해 실질적인 매뉴얼로 쓸 수 있도록 했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물론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 명확한 순서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백서를 만들었다”며 “대형 재난을 효과적으로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4지구 건물은 22일 완전히 철거됐다. 안전진단 결과 E등급을 받아 사용불가 판정을 받았다. 철거에는 특별교부세 27억 원이 들었다. 중구는 조만간 피해 상인들과 건물 신축을 논의할 계획이다. 대구시도 서문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지원에 나선다.

4지구 상인들은 최근 대체상가(베네시움)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기존 상가에서 300m가량 떨어져 있다. 연면적 1만8743m²의 9층 규모다. 1∼4층에 점포 246곳을 마련했다. 나머지 상인들은 다른 매장에서 영업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대구시와 중구는 25일 오후 4시 개장 기념행사를 연다. 가수 축하공연과 풍물놀이, 한복 패션쇼, 마술공연이 열린다. 전기자동차와 TV, 냉장고 등의 경품도 있다. 오성호 4지구 대체상가 상인회장(50)은 “지방자치단체와 국민의 도움으로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섰다”며 “상인들 모두가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장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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