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의 ‘연애 예능’, 공감과 논란 사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3일 06시 57분


‘하트시그널’(왼쪽사진)과 ‘내 사람친구의 연애’ 등의 연애예능은 스타가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더 높은 공감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채널A·CJ E&M
‘하트시그널’(왼쪽사진)과 ‘내 사람친구의 연애’ 등의 연애예능은 스타가 아닌 일반인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더 높은 공감을 얻고 있다. 사진제공|채널A·CJ E&M
하트시그널·내사친 등 연애예능 인기
“내 이야기 같다” 스타 출연보다 공감
자칫 구설수…캐스팅 사전 검증 과제


최근 ‘연애’를 소재로 한 TV 예능프로그램이 잇달아 방송되면서 방송가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연예인의 가상 연애는 현실성이 떨어져 시청자의 공감을 얻기 어렵지만, 요즘 연애예능 출연자가 대부분 일반 대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채널A ‘하트시그널’을 비롯해 케이블채널 엠넷 ‘내 사람친구의 연애’ 등에서 보여주는 ‘연애’는 나의 얘기 같고,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 현실성! 나와 내 주변 이야기

‘하트시그널’과 ‘내 사람친구의 연애’는 출연자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는 ‘관찰예능’ 포맷으로 흥미를 준다. 남녀가 서로가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썸’을 타는 복잡 미묘한 감정을 다뤄 가족이나 부부, 스타들의 일상을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보다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다. 일반인의 출연은 현실성이 높아 시청자의 감정이입이 쉽고, 그만큼 공감도도 높다.

1990년대 후반 MBC ‘사랑의 스튜디오’를 시작으로 MBC ‘강호동의 천생연분’, KBS 2TV ‘산장미팅-장미의 전쟁’ 등 연예인이 출연하는 커플 매칭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5월 폐지된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9년 동안 방송할 수 있었던 건 남녀 연예인이 부부라는 설정으로 출연하지만 감정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는 연예인이 실제 연애할 때의 모습을 상상하거나 이성 앞에서의 행동을 관찰하며 연예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가 컸다. 하지만 화면 속의 상황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낮다보니 공감은 적었다. 연예인 부부나 가족이 출연하는 예능도 고급주택 등 ‘환경’부터가 평범한 가정과는 달라 시청자와 교감하기 쉽지 않다. 연예인의 ‘리얼리티’가 정작 시청자에게는 ‘그들만의 세상’일 수 있다. 이러한 부족함을 ‘하트시그널’과 ‘내 사람친구의 연애’ 등이 채워준다.

정지원 문화평론가는 “시청자 수준이 높아 연예인의 리얼리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리얼리티라고 하지만 나에게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환상만 심어줄 뿐이다”며 “일반인의 출연은 연예인보다 공감하는 데 있어 장벽이 낮다”고 분석했다.

● 진정성? 사전 검증과 제2의 관찰자 역할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출연자 검증’으로 자주 구설에 오른다. 연예인 지망생이 출연하거나 프로그램 콘셉트와 어긋나는 출연자 등으로 의도치 않은 비난을 받는다. 당사자는 ‘마녀사냥’의 위험에 놓이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작진은 캐스팅 단계에서 철저한 사전 검증에 총력을 기울인다.

‘내 사람친구의 연애’의 윤신혜 PD는 “사전미팅을 여러 차례 진행한다. 출연자와 출연자의 친구를 각각 미팅한 뒤 두 사람을 동시에 만난다”며 “혼자 할 때보다 친구 앞에서 더욱 솔직해 출연자의 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사람이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연애라는 감정 자체가 설정이고 거짓이라면 시청자가 느낄 배신감이 크기 때문이다”며 검증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하트시그널’은 ‘예측단’을 통해 출연자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윤종신, 이상민, 신동, 심리학 전공자 등이 남녀 각각 4명의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영상으로 보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다. ‘연애경험’이 풍부하다고 자평하는 이들의 의견에 따라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공감의 방향성을 잡게 된다. 예측단의 의견이 일반인들의 모습을 한 단계 ‘여과’하는 장치로서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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