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부터 9번까지 최형우라면? 득점생산력 12.99점 최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2일 14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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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야구기록을 통계와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세이버메트릭스의 발달로 수많은 평가 기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RC/27 역시 그 중 하나다. RC/27은 한 타자의 경기당 득점생산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특정 한 타자에게 아웃카운트 27개(9이닝)가 주어질 경우 한 경기에서 어느 정도 득점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경기당 득점생산력 RC/27

야구에서 Run은 득점을 일컫는다. RC는 ‘Runs Created’의 약자로 득점생산력을 의미한다. RC는 야구통계학자 빌 제임스가 ‘야구는 출루와 진루의 싸움’이라는 점에 착안해 고안했다. 처음엔 ‘RC=출루율×총루타수’ 공식으로 산출됐지만 이후 야구통계약자들이 수정을 거듭하면서 공식이 분화됐다. 가중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업체마다 조금씩 다른데, 국내 스포츠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는 미국 ESPN과 같은 다음과 같은 공식을 사용한다. ▲RC=(안타+4구+사구-도루실패-병살타)×(총루타수+0.26[4구-고의4구+사구]+0.52[희생번트+희생플라이+도루])/(타수+4구+사구+희생번트+희생플라이)

●1~9번이 최형우면 경기당 12.99점 생산

스포츠투아이가 21일까지 집계한 RC/27을 기준으로 보면 KIA 최형우가 12.99로 1위에 올라 있다. 최형우 혼자 KIA 1번부터 9번 타순에 모두 들어서서 27개의 아웃카운트(9회)를 소화하면 두 자릿수 득점을 넘어 약 13점이 나온다는 얘기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고전 기록에서도 우월하다. 올 시즌 타율 0.367(2위)에 25홈런(5위), 104타점(1위)을 기록하는 등 도루(0개)를 제외한 각종 타격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특히 RC의 근간이 되는 출루율과 장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출루율은 0.477로 1위이며, 장타율은 0.653로 SK 최정(0.669)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최형우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4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을 사실상 예약했다. 타율은 등락 가능성이 있지만 3할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타점은 이미 100타점을 넘어섰다. 홈런이 30개에 미치지 못하지만 잔여경기에서 5개를 채우는 건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3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은 최형우와 함께 이승엽(삼성·1997~99년), 박병호(넥센·2013~15년), 에릭 테임즈(NC·2014~16년) 등 4명이 있었지만, 올해 최형우는 새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 KIA가 1위를 질주하는 데 여러 선수가 공을 세우고 있지만, 최형우의 가세효과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최형우를 잇는 득점생산력 타자들

RC/27로 보면 최형우에 이어 두산 김재환(11.81), SK 최정(10.59), NC 나성범(10.19)이 10점 이상으로 최상위권에 있다. 한화 윌린 로사리오(9.57)와 김태균(9.04)은 부진한 팀 성적에도 불구하고 나란히 5위와 6위에 자리 잡았다. 대부분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와 흡사한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김선빈이 눈에 띈다. 유일하게 한 자릿수 홈런으로 순위 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0.387의 고타율로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선빈은 장타율(0.510)은 18위권이지만, 출루율(0.434)은 4위에 올라 RC/27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 뒤로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SK 한동민(9.00), 그리고 두산 박건우(8.99)와 롯데 손아섭(8.80)이 경기당 득점생산력 10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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