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자 11%가 현직교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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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으로 근무지 옮기려 재시험… 충남-강원은 모집인원 절반 못채워

지난해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자 9명 가운데 1명은 근무 지역을 옮기려는 현직 교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쏠림 현상으로 지역 간 교사 수급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20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2017학년도 초등교원 임용시험 합격자 4854명 가운데 11.5%인 556명이 현직 교사였다. 2016학년도에는 합격자의 12%, 2015학년도에는 7.7%가 현직 교사였다. 시도 간 교사들의 전출입이 쉽지 않자 상대적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서울·경기 지역으로 학교를 옮기려는 지방 교사들이 임용시험을 다시 치르고 있는 것이다.

2017학년도 현직 교원 합격자 556명 가운데 64.9%(361명)가 수도권 응시자였다. 최근 3년간 서울·경기 지역은 필요한 교사보다 더 많은 숫자를 뽑으면서 이런 현상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교대 졸업생뿐 아니라 현직 교원까지 가세하면서 임용시험 경쟁률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초등교원 임용시험 경쟁률은 △서울 1.84 대 1 △경기 1.36 대 1로 전국 평균(1.19 대 1)을 웃돌았다. 반면 충남은 0.48 대 1, 강원은 0.49 대 1로 모집인원의 절반도 응시하지 않았다.

지역 간 교사 수급 격차가 벌어지면서 교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임용 확대를 요구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충북 지역으로 이사한 학부모 A 씨(38)는 “교사가 특정 지역에서만 근무하려면 지방직 공무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신분은 국가직 공무원을 유지하면서 지방 학생은 가르치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반면 교사 B 씨(29·여)는 “지방일수록 성차별적 문화가 많이 남아 있고, 결혼 이후 주말 부부를 계속해야 하는 문제 등 각각의 사정이 있다”며 “교사 이기주의로만 몰아가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초등교원#임용시험#현직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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