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옮긴 美전함 72년만에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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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 어뢰 침몰 인디애나폴리스함
승무원 1197명중 317명만 생존
필리핀 인근 태평양 해저서 찾아내

18일 태평양 해저 5500m에서 발견된 미국 해군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함의 잔해(위쪽 사진)와 침몰 전 함정의 모습.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18일 태평양 해저 5500m에서 발견된 미국 해군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함의 잔해(위쪽 사진)와 침몰 전 함정의 모습.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일본군 잠수함의 공격으로 격침된 미 중순양함 인디애나폴리스함이 18일 72년 만에 필리핀 인근 태평양 약 5500m 해저에서 발견됐다.

인디애나폴리스함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을 폭격기가 있는 서태평양 티니언섬에 운반하고 다음 작전 지역으로 이동하던 1945년 7월 30일 적 잠수함의 공격을 받았다. 9800t급인 이 함정은 어뢰 2발을 맞은 뒤 12분 만에 침몰했다. 침몰 직후 승무원 1197명 중 약 900명이 바다로 탈출했지만 최종 생존자는 317명밖에 안 됐다. 이는 미 해군 역사상 단일 함정 침몰로 최대 인명 피해(880명 사망)를 초래한 최악의 참사였다.

이 사건은 특히 해군의 기강해이가 초래한 인명 참사여서 충격이 더 컸다. 당시 승리에 도취됐던 미 해군 지휘부는 잠수함 공격에 취약한 중순양함을 호위함 없이 단독으로 항행하게 했다. 조난신호가 도착한 3곳의 기지에선 담당자가 술을 마시고 자거나 놀음을 하면서 신호를 접수하지 않았다. 함정이 입항 예정이던 군항에선 배가 오지 않아도 3일째 찾지도 않았다. 결국 바다로 탈출한 해병 중 500명 이상이 엿새 동안 태평양을 떠돌며 심한 탈수와 상어떼의 공격으로 차례차례 죽어갔다. 이 이야기는 지난해 9월 니컬러스 케이지 주연의 ‘USS 인디애나폴리스’라는 영화로 개봉됐다. 인디애나폴리스함을 발견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인 폴 앨런이 이끄는 해저 탐사 팀이다. 자산 200억 달러가 넘는 앨런은 민간우주선 사업으로 유명하지만 바다 탐험에도 막대한 돈을 투자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인디애나폴리스#2차세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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