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부활이 살린 롯데 5강 불씨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17일 05시 30분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대호.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7월 기록 85타수 22안타 타율 0.259 5홈런 장타율 0.471 OPS 0.828. 홈런 숫자는 괜찮지만 그렇다고 좋은 성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평범하다. 주인공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가장 많은 4년 150억원을 받는 롯데 이대호(35)라면 평가가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이대호는 7월 부진했다. 7월 기록한 4개 병살타는 팀 동료 전준우와 똑 같은 숫자지만 이대호이기 때문에 더 많아 보였다.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은 장타에 OPS는 특급 타자 수준에서 멀어졌다.

롯데는 팀의 기둥 이대호의 폭발력이 줄어들면서 5강 경쟁에서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7월 말 조쉬 린드블럼이 긴급 수혈 됐고 불펜이 빠르게 안정을 되찾으며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절묘하게 이대호의 방망이도 시즌 초 모습 그대로 다시 펑펑 터지기 시작했다.

이대호는 16일 사직 두산전에서 0-1로 뒤진 4회말 2사 동점 1점 홈런, 2-2로 맞선 6회말에는 결승 1점 홈런을 터트리며 팀 4-2 승리를 이끌었다. 연타석 홈런으로 시즌 23~24호를 기록하며 이름에 어울리는 폭발력을 보여줬다. 두산과 2연전을 싹슬이한 롯데는 56승2무53패로 5할 승률에 ‘플러스 3’를 마크하며 가파른 상승세로 6위를 유지한 채 5위 추격에 속도를 냈다.

롯데 이대호(왼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대호(왼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시즌 23호는 호투를 이어가던 마이클 보우덴의 시속 145㎞ 빠른 공을 잡아당겨 좌중간 펜스를 넘겼다. 다음 타석에서 터진 24호는 전 타석과 비슷한 코스로 들어온 바깥쪽 공이었지만 포심 패스트볼이 아닌 포크볼이었다. 높은 코스로 떨어지자 기술적으로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날 홈런 2방을 터트리면서 이대호는 올 시즌 리그에서 7번째로 전 구단을 상대로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 개인 통산 8번째 전 구단 상대 홈런이다.

이대호가 KBO리그에서 연타석 홈런을 때린 건 2011년 9월 16일 청주 한화전 이후 2161일 만이다. 이날 홈런 2방을 때리면서 17연속경기 안타 행진도 이어가게 됐다.

이대호는 이날까지 8월 14경기에서 21안타를 때리며 타율 0.375, 5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팀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두산전 홈런 2방 역시 동점과 역전 등 팀에 가장 필요한 순간 터진 결정적 한방이었다. 롯데가 믿음직한 이대호의 방망이로 5강 전쟁에서 큰 힘을 얻고 있다.

이대호는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팀원들 모두 더욱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팀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해주고 있어 고맙다. 주장으로 좋은 모습 보여주려 하는데 내 마음처럼 잘 안 될 때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 놓은 뒤 “두산전을 계기로 모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타격 감이 좋지 않았는데 최근 많이 좋아졌다. 안타가 되지 않더라고 좋은 타구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좋은 감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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