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가 kt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대형에 이어 심우준까지 도루를 하다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가장 한숨이 나는 건 김진욱 감독이다. 김 감독은 15일 잠실 LG전이 우천 취소되기에 앞서 “(심)우준이를 1군 엔트리에 계속 둘까도 고민했는데 무리 시키는 건 아니라고 판단해서 2군으로 내렸다”며 “도루는 부상 위험이 높지만 우리 팀 특성상 안 뛸 수는 없다. 장타력을 갖춘다면 도루수를 줄일 수 있겠지만 내년까지도 뛰는 야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15일까지 70개의 팀 도루를 기록했다. 이대형(23개), 심우준(17개) 등 발 빠른 주자들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이대형은 6일 수원 SK전 1회 2루 도루를 하다 왼 무릎을 다쳤다. 병원 검진 결과 십자인대파열이라는 진단을 받고 시즌을 조기마감했다. 심우준은 13일 인천 SK전에서 2회 도루를 시도하다 베이스를 터치하는 과정에서 왼쪽새끼손가락이 꺾였다. 결국 손가락 중수골 골절로 6주 이상의 진단을 받았다.
김 감독은 “도루는 부상 위험이 많다. 이대형은 도루를 많이 한 선수임에도 상황상 스타트가 늦었다고 생각하다보니 조급해져서 슬라이딩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해 부상을 당했다”며 “어쩔 수 없다. 아무리 노련한 선수도 다칠 수 있는 게 도루다. 개개인이 부상방지를 위한 기술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도루 시도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도루는 플러스요인이 되는 부분이 많다. 단순히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뿐만 아니라 빠른 주자가 나갔을 때 상대 배터리가 받는 압박감 등 숫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며 “물론 마이너스 요인은 부상이나 실패했을 때 경기흐름이 바뀌는 것 등일 것이다. 그러나 야구는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 예를 들어 컨디션이나 심리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성공률로 ‘해도 된다’, ‘하지 말아야한다’를 선 긋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 계속해서 뛰는 야구를 하되 부상 당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