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100m 왕국’ 자메이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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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볼트 3위 그친데 이어 여자 ‘리우 금’ 톰프슨 5위
미국은 12년만에 동반 우승

뛰면 우승이었던 우사인 볼트(31)는 3위에 그쳤다. 기대를 모았던 일레인 톰프슨 (25)은 메달조차 따지 못했다. 최근 메이저 대회(세계선수권, 올림픽) 육상 100m를 휩쓸었던 자메이카 남녀 선수들이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토리 보위(27)가 7일 영국 런던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00m 결선에서 10초85로 우승했다. 출발 반응 속도가 0.182초로 8명 가운데 6위였던 보위는 중반까지 하위권이었지만 큰 키(176cm)에서 나오는 넓은 보폭을 활용해 선두권으로 나선 뒤 상체를 잔뜩 숙인 채 결승선을 통과했다. 곧바로 중심을 잃고 넘어졌지만 그 덕분에 보위는 마리조세 타 루(29·코트디부아르·159cm)를 0.01초 차로 제치고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보위는 2015년 베이징 대회 이 종목에서 동메달,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을 땄다.

개막 전만 해도 우승 1순위로 꼽힌 선수는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10초71로 정상에 오른 자메이카의 톰프슨이었다. 톰프슨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 가운데 개인 최고기록(10초70)과 시즌 최고기록(10초71)이 가장 좋았지만 이날은 10초98을 끊으며 5위에 그쳤다.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에서 미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11년 대구 대회의 카멀리타 지터(38) 이후 6년 만이다.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자메이카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1)가 2연패를 달성했다. 미국은 전날 저스틴 개틀린(35)이 금메달을 따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100m에서도 10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았다. 2009년 베를린, 2013년 모스크바, 2015년 베이징 대회의 우승자는 볼트였다. 볼트는 2011년 대회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했는데 당시 우승한 선수는 자메이카 동료인 요한 블레이크(28)였다. 미국의 세계선수권 남녀 100m 동반 우승은 2005년 헬싱키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올림픽에서도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남녀 100m는 자메이카 선수들이 우승을 휩쓸었다. 보위는 “최근 몇 년 동안 자메이카 선수들이 이 종목을 지배했지만 우리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단거리 여제로 떠오른 보위는 12일 200m에서 2관왕에 도전한다.

한편 한국은 남자 마라톤에서 김효수(31·영동군청)가 2시간25분08초로 59위, 여자 마라톤에서 임경희(35·구미시청)가 2시간38분38초로 34위를 기록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육상#우사인 볼트#일레인 톰프슨#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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