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양동근 “소속팀서 보내는 여름, 어색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2일 05시 45분


한국남자농구의 대들보 양동근(모비스)은 이번 여름이 어색하기만하다. 매년 이맘때 태극마크를 달고 땀을 흘렸지만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사진제공|모비스
한국남자농구의 대들보 양동근(모비스)은 이번 여름이 어색하기만하다. 매년 이맘때 태극마크를 달고 땀을 흘렸지만 이번에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줬다. 사진제공|모비스
■ 10년간 태극마크 훈장…모비스 양동근의 새로운 농구인생

세대교체 맞물려 대표팀서 물러나
“국가대표는 할 수 있는 때가 있어
후배들 사명감 갖고 최선 다하길…”


모비스의 간판스타 양동근(36)은 2017년 여름을 온전히 소속 팀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2004년 프로데뷔와 함께 두각을 나타내 2005년부터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왔다.

이후 10년이 넘도록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의 주축선수로 활약해왔다. 남자농구대표팀은 8월 8일부터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리는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이에 앞서 대표팀은 7월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존스컵대회에 출전하는 등 아시안컵을 준비해왔다.

발목수술을 받았던 2008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여름을 대표팀에서 보낸 양동근은 올해에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국내최고 가드로서 기량 면에서는 여전히 국가대표가 되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선수를 선발하는 대한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점진적인 세대교체 방침을 세우면서 양동근은 국가대표 자리를 후배들에게 양보했다. 현재 대표팀 최선참은 1987년생 오세근(KGC), 이정현(KCC), 박찬희(전자랜드)의 몫이 됐다. 오랫동안 대표팀에 몸담으면서 분위기를 주도해왔던 그의 이탈은 후배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비스 양동근. 스포츠동아DB
모비스 양동근. 스포츠동아DB

오세근은 “처음 대표팀이 소집됐을 때에 내가 고참이 되어있어서 놀랐다. (양)동근이 형이나 (조)성민이형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양동근은 국가대표로서 최고와 최악의 순간을 모두 경험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의 환희를 맛본 반면,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는 종합 5위라는 쓴 경험도 했다. 희로애락을 해온 자리였기 때문에 여전히 미련이 있다. 양동근은 “국가대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 않나. 또 국가대표를 할 수 있는 시기도 있는 법이다. 프로 데뷔 이후 해마다 여름을 대표팀에서 보내다시피 했다. 그래서인지 소속팀에서 여름을 보내는 것이 어색하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세대교체에 맞물려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가대표로서의 경기력을 유지하는 순간까지는 뛰고 싶은 마음이었지만, 내 마음대로 될 일은 아니다”고 했다.

양동근은 “농구 국가대표의 처우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훈련 환경이나 수당이 적다고 불만만 늘어놓을 자리는 아니다.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때만 합류할 수 있는 자리이고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사명감을 가질 수 있는 자리다. 후배들이 더 좋은 성과를 내서 한국 농구의 위상을 높여주기를 바란다”며 후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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