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軍, 부국으로 가는 길/현대로템]‘지상군의 제왕’ K-2 흑표 전차, 北 최신형 전차 ‘선군호’ 압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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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물 자동추적 등 전투 효율 뛰어나… 기동력 화력 방어력 세계 최고 ‘명품’
106대 실전배치… 200여대 더 생산… 차세대 차륜형장갑차 개발에도 박차

김일성 생일(태양절)이던 15일 북한이 진행한 열병식에는 각종 미사일부터 전차까지 북한이 자체 개발한 무기가 총출동했다. 눈길을 끈 것 중 하나는 무기 퍼레이드 선두를 장식한 북한군 최신형 전차 ‘선군호’였다. 이 전차는 북한군 전차 중 가장 크며 최대 시속이 70km가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대공 미사일까지 탑재해 한층 위력적인 위용을 뽐낸 이 전차는 북한 당국이 무기 행렬 맨 앞에 내세워 자랑할 정도로 지상군 핵심 무기다.

우리 군에는 지상전의 왕자 ‘선군호’를 압도하는 ‘지상군의 제왕’격 전차가 있다. K-2 흑표 전차가 주인공이다. 2015년까지 K-2 전차 1차 양산분 106대가 실전배치됐으며 2, 3차로 200여 대가 더 생산될 예정이다. 육군의 최신예 핵심 기갑 전력으로 북한과 전면전시 선군호를 앞세운 북한군에 맞서 최단 시간 내에 전선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하게 될 K-2 전차를 생산하는 업체가 현대로템이다. 우리 군이 보유한 전차는 2400여 대로 4300여 대를 갖춘 북한군에 양적으로 밀리지만 K-2 전차와 K1전차, K1A1 전차 등 현대로템이 납품한 우리군 주력 전차의 성능을 뜯어보면 질적으로는 북한군 전차를 크게 압도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차 위의 전차 ‘K-2’

현대로템은 1977년 미군의 M-48전차를 개조하는 사업으로 시작해 ‘기갑전력의 꽃’으로 불리는 전차 개발 및 생산에 집중해왔다. 1984년 개발에 성공한 한국형 전차 K-1은 1000대 이상이 실전배치돼 있다. 이후 현대로템은 105mm 라이플포를 주포로 장착해 화력 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은 K-1 전차를 개량해 120mm 활강포를 장착해 파괴력을 크게 높인 K1A1 전차를 개발했다.

K-1 구난전차, K-1 교량전차 등 K계열 전차 생산으로 외연을 확대해온 현대로템이 그간 쌓아온 기술력을 집약시켜 개발한 것이 K-2 전차다. ‘명품 국산 전차’ K-2 전차의 최대 속도는 시속 70km로 K1A1(시속 65km)보다 빠르다. 목표물을 자동 추적하고 레이저로 거리를 측정하는 등 21세기 네트워크 전장환경을 고려한 디지털 기반 인간공학적 설계로 전투효율을 극대화했다.

3.5세대 전차의 주요 무장인 120mm 55구경장 활강포와 자동장전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파괴력도 크게 증강됐다. 복합소재를 이용한 특수장갑재를 적용해 차량 중량을 줄인 반면 방어능력은 증대돼 K-1 전차에 비해 방어력이 2배 가까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능동방호시스템, 적외선 화상경보 시스템 등으로 생존성도 높아졌다. 기동력, 화력, 방어력 면에서 세계 최고의 전차 중 하나로 평가받는 K-2 전차는 적용 기술이 2008년 터키로 4억5000만 달러에 수출되기도 했다.


‘꿈의 무기’ 차륜형장갑차


기존 전차나 장갑차가 궤도형차량인 것과 달리 바퀴로 움직이는 차세대 지상장비 차륜형(車輪形) 전투차량은 현대로템이 최근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다. 현대로템은 2012년 보병부대의 기동성과 생존성을 강화하는 핵심 장비가 될 ‘차륜형 전투차량’ 개발 사업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체계개발을 완료했으며 지난해 말 군 당국과 16대 납품 계약을 맺었다.

2023년까지 600대 이상이 전력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차륜형 장갑차는 11명을 태우고 육상에서 시속 100km로 고속 기동할 수 있다. 고속기동하며 50cm 높이의 둔턱도 넘을 수 있으며 기동 타격 및 도시 지역에서 작전 등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차륜형 장갑차는 좌우 바퀴가 3개씩인 기본형(6×6형)과 좌우 바퀴가 4개씩인 보병전투용(8×8형) 등 두 종류다. 기본형은 후방지역 도심작전 및 수색정찰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군단, 향토사단 등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보병전투용은 산악지역 작전을 수행하는 만큼 육군 전방부대 등에 우선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병전투용은 포장·비포장 도로, 모래 등 지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 공기압을 자동으로 제어해 조절할 수를있는 장치를 장착하고 있어 야지에서의 기동력이 월등하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차륜형 장갑차는 경량화된 방호소재 개발에 힘입어 화력이 막강한 중무장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속기동하면서도 중무장을 이용한 전투가 가능한 꿈의 무기체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웨어러블 로봇’

현대로템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로봇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앞서 로봇 팔 끝에 금속 탐지기와 지표 투과 레이더가 장착해 지뢰를 정교하게 탐지한 뒤 집게로 지뢰를 집어 이동시킬 수 있는 로봇 ‘마이더스(MIDERS)’를 개발하는 등 로봇 기술의 국방 분야 적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산업용 근력증강 로봇’ 개발에 착수해 2015년 영화 속 ‘아이언맨’을 현실로 구현한 ‘웨어러블 로봇(입는 로봇)’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웨어러블 로봇은 착용한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구동기를 작동하는 원리로 무거운 장비를 부하 없이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다.

현대로템은 착용자가 산업현장에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체 일부에 착용하는 모듈형 웨어러블로봇(RMX·Rotem Modular eXoskeleton)도 개발했다. RMX 허리보조로봇과 무릎보조로봇은 공장 노동자의 허리와 무릎에 걸리는 부하를 40∼50%가량 줄여준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급속한 고령화 사회에서 RMX는 노약자의 생활 근력보조 분야에 있어서도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현대로템#무기#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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