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시 “세월호 애도가 우선” 봄축제 전격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4월 개최 예정인 ‘유달산 축제’ 대신 희생자 기리는 프로그램 마련키로
영암왕인축제도 추모 분위기로 개최… 보성벚꽃축제도 조용하게 치르기로

전남 목포시청사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목포시는 세월호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다음 달 8∼9일 개최할 예정이던 ‘꽃피는 유달산 축제’를 취소했다. 목포시 제공
전남 목포시청사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목포시는 세월호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다음 달 8∼9일 개최할 예정이던 ‘꽃피는 유달산 축제’를 취소했다. 목포시 제공
전남 목포시가 다음 달 세월호 목포신항 거치를 앞두고 봄 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봄 축제를 준비하는 다른 자치단체와 사회단체들도 행사를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기리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세월호 희생자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목포시는 27일 오후 축제추진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다음 달 8, 9일 개최 예정인 ‘꽃 피는 유달산 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세월호가 인양되고 전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꽃 피는 유달산 축제’는 올해로 21번째를 맞는 목포의 대표적 축제로 매년 유달산과 로데오광장 등지서 열렸다. 목포시는 2010년 서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침몰 사고가 발생하자 유달산 축제 기간에 예정된 오락성 공연을 전면 취소한 바 있다.

그 대신 목포시는 세월호 목포신항 철재부두 거치 작업 지원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부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지원대책본부를 꾸리고 철재부두에 사무실 등 용도로 사용될 컨테이너 55동에 대한 가설건축물 설치를 신속하게 허가했다. 추모객이 주로 이용할 도로에 현수막과 깃발도 설치했다. 시청사에 대형 추모 현수막과 추모 배지·차량용 스티커 등 7000개를 제작해 모든 공직자가 부착하고 시민과 추모객 등에게도 배부할 예정이다.

영암군은 다음 달 6∼9일 개최하는 ‘2017 영암왕인문화축제’와 ‘제6회 대한민국 한옥건축박람회’를 세월호 참사 추모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왕인의 빛! 소통·상생의 길을 열다’를 주제로 왕인박사 유적지와 상대포 역사공원, 도기박물관 등지서 펼쳐진다. 왕인문화축제와 함께 개최되는 한옥건축박람회는 군서면 목재문화체험장 일원에서 ‘미래 건강주거, 한옥 4.0’을 주제로 열린다.

영암군은 두 축제를 준비하면서 인양된 세월호가 거치를 앞두고 있어 국민적 추모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행사를 축소, 지양하는 대신에 희생자 추모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로 했다.

주요 도로변과 도심에 내걸린 축제 홍보 플래카드와 현수막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달기로 했다. 또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기원하는 편지 쓰기, 스티커 붙이기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제7회 보성벚꽃축제’를 주관하는 전남 보성군 문덕청년회는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축제를 조용하게 치르기로 했다. 다음 달 8, 9일 개최되는 보성벚꽃축제는 대원사에 이르는 5.5km의 벚꽃길이 장관이어서 해마다 3만여 명이 찾고 있다.

김경술 문덕청년회장(48)은 “행사는 예정대로 치르되 추모 분위기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추가하기로 했다”며 “개회식 때 추모 묵념을 하고 대원사와 봉갑사를 잇는 가로변의 벚나무에 노란 리본을 달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