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영어 절대평가제 도입…한국사 미응시하면 성적 무효 처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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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 발표

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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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16일에 치러질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의 주요내용이 28일 발표됐다. 가장 큰 변화는 ‘영어영역 절대평가제 도입’이다. 이 평가방식의 변화가 영어영역 난이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또 대입 경쟁에 어떤 파급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8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2015년 10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기본계획’에 따라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된다.

이창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은 “문항수, 배점, 문항유형 등 시험체제의 변화는 없고 점수체제의 변화만 있는 것”이라며 “작년까지는 상대평가 4%대의 학생들만 1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은 모두다 1등급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난이도다. 종전처럼 1등급 비율을 4%로 맞추기 위해 영어영역 난이도가 높아질지, 혹은 난이도 조절 실패로 등급 변별력이 낮아져 1등급이 폭증하고 이에 따라 수학 등 다른 영역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질지 여러 가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일단 평가원은 올해 6월과 9월 두 차례의 모의평가 실시를 통해 수험생들의 반응을 보고 영어영역 난이도를 안정적으로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신익현 교육부 대학정책관은 “기존 수능의 (난이도)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며 “다만 1등급 비율은 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입시전문 기관들은 대체로 영어의 변별력이 낮아짐에 따라 수학 및 대학별고사의 변별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영어영역 절대평가로 수시전형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충족 인원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며 “인문, 자연 모두 2과목에서 수능 최저등급합 4가 나오는 것이 전년에 비해 1만 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국어, 수학, 탐구영역의 변별력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임 대표이사는 “그 중에서도 특히 정시에서 수학 변별력이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 동일점수대를 기준으로 보면 국어, 수학, 탐구 중 수학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시에서는 논술, 적성, 면접 등 대학별 고사 비중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웨이중앙교육은 상위권 대학의 정시 모집은 국어와 수학, 탐구영역의 성적으로 합격이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영어가 절대평가가 된다고 해서 무조건 쉽게 나오리라고 예단해선 안 된다”며 “특히 상위권은 EBS 교재 외에서 출제되는 30%가 변별력을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 “수험생들이 EBS 영어교재의 한글 해석본을 암기하는 것을 막기 위해 EBS 지문을 그대로 활용하는 문항 유형을 제한하기로 한 방침이 계속 유지된다”며 “이에 따라 낯선 지문이 늘어날 수도 있고 6월 모의평가에서 새로운 유형의 문항이 나올 수도 있어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평가원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전체적으로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BS 수능 교재·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도 전년과 같이 영역·과목별 문항 수 기준으로 70% 수준을 유지한다.

지난해부터 필수로 지정된 한국사 영역은 변별이 아닌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고 수험 부담이 최소화하도록 핵심적이고 중요한 내용 중심으로 평이하게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필수화 취지에 따라 한국사 영역 미응시자는 수능 성적 전체가 무효 처리되고 성적통지표도 제공되지 않음으로 유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평가원은 지난 수능에서 2개의 오류 문항이 발생하는 사태가 빚어진 만큼, 출제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수능 출제 오류 개선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1994학년도 첫 수능 시행 이후 오류가 발생한 문항을 분석하고 △현행 수능 출제·검토 시스템 전반을 점검하며 △검토위원장 직속의 검토지원단을 구성해 검토진의 검토 과정 전반 및 결과를 모니터링하고 오류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경험이 다수인 8명 정도의 교수급 인사들로 검토지원단을 꾸려 수능 문제 출제 초기단계부터 출제 오류 가능성을 잡아내도록 할 방침이다.

신 대학정책관은 “지난 수능에서 발생한 2개의 오류문항은 모두 출제 초기에 확정적으로 ‘이 문항은 문제가 날 가능성이 없다’고 분류됐던 것인데 오류가 발생했다”며 “검토위원과 출제위원의 전체적인 검토 과정을 리뷰하고 다시 재점검하는 시스템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검토지원단 구성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평가원은 올해부터는 응시수수료 면제 대상을 차상위 계층으로 넓혀 수험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예정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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