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초등 1, 2학년 ‘보행자 면허증’ 도입해 사고 줄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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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 줄이자/시즌2]
횡단보도 녹색불때도 車멈춤 확인… 운전자와 눈 맞춘뒤 건너도록 교육
어린이 사망자 13년새 73% 감소

한국의 2014년 인구 10만 명당 어린이(만 14세 이하) 보행사망자는 0.44명. 프랑스(0.17명), 영국(0.25명), 독일(0.26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과 비교하면 최대 2배가 넘는다.

교통 선진국들이 어린이 보행사고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교육이다. 프랑스는 매년 초등학교 1, 2학년생에게 ‘보행자 면허증’ 교육을 한다. 가장 강조하는 내용은 운전자와 눈 맞추기다. 횡단보도에서 녹색등이 켜져도 차량이 멈춘 걸 다시 한 번 확인하도록 한다. 횡단보도에서 일어나는 보행자 교통사고 대부분이 차량 운전자가 앞을 보지 않거나 과속하기 때문이다. 허억 가천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보행자가 운전자와 눈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운전자를 단속하는 효과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이면도로에서 안전한 보행법,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의 안전한 통행법 등 구체적인 유형을 정해 교육을 받으면 보행자 면허증을 받는다. 프랑스의 어린이 보행사망자는 면허증 교육 시행 전 366명(2000년)에서 2013년 97명으로 73.5%나 줄었다.

1940년에 이미 어린이 안전교육 정책을 시작한 영국은 안전한 도로횡단 6원칙(Green Cross Code) 등을 만들어 민간단체를 통해 전국에 걸쳐 교육하고 있다. 꾸준한 교육 결과 1940년대 1600명대였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3년 96% 이상 감소했다.

일본의 학교들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안전한 통학로와 교통지도를 작성해 보급한다. 일본 정부는 각 가정에서도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을 실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교통안전 관련 시민단체 활동도 활발해 일본의 교통안전 어머니 연합회 전국 회원 수는 650만 명이 넘는다.

이윤호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우리 정부도 장기적 관점에서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다양한 교육콘텐츠 개발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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