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데이 먹칠한 대형마트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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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100g 990원’ 주문했더니 비곗덩어리 배송

이마트몰이 삼겹살데이 행사에서 비곗덩어리 삼겹살을 팔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 당시 이마트가 홍보한 이미지(위쪽)와 3일 이마트몰 상품평에 올라온 후기 사진. 이마트 제공·이마트몰 상품평
이마트몰이 삼겹살데이 행사에서 비곗덩어리 삼겹살을 팔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행사 당시 이마트가 홍보한 이미지(위쪽)와 3일 이마트몰 상품평에 올라온 후기 사진. 이마트 제공·이마트몰 상품평
주부 이지은 씨(서울 성동구)는 ‘삼겹살데이’(3월 3일) 이벤트가 한창이던 1일 오전 평소 즐겨 쓰던 쓱(SSG) 애플리케이션(앱) 이마트몰에서 100g에 최저가 990원에 팔고 있던 삼겹살을 주문했다. 오후에 배송된 삼겹살을 뜯어 본 이 씨는 어이가 없었다. 비계가 90% 이상이고 살코기는 조금 붙어 있는 수준이었다. 항의하기 위해 쓱 앱 상품평에 들어갔더니 이미 비슷한 항의 글들이 빗발쳐 있었다. 첨부된 사진들은 모두 비곗덩어리에 가까웠다.

신세계·이마트 통합 온라인몰인 쓱(SSG)닷컴이 삼겹살데이에 비곗덩어리 고기를 팔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유통업계는 올해 삼겹살데이 마케팅에 특히 더 집중했다. 구제역으로 국산 쇠고기뿐만 아니라 국산 돼지고기 가격까지 오름세에 있었기 때문이다. 돼지고기가 소비자에게 외면받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던 것이다.

논란이 된 품목은 ‘100g당 최저가 990원’ 삼겹살이었다. 정상가는 2040원인 상품이었다. 행사를 기념해 우선 1650원으로 할인됐고, 신용카드(삼성, KB국민, 신한, BC 등 7종)로 중복 할인을 받으면 990원에 살 수 있었다.

14일 해당 상품의 홈페이지 후기를 확인해 본 결과 행사 기간(지난달 28일∼이달 8일) 23개의 상품평 중 절반 이상(14개)이 비곗덩어리 고기에 대한 항의 글이었다. 행사 기간이 아니었을 때와 매우 다르다는 평이나 의도적으로 비계를 넣었을 가능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구매자 아이디 ‘lyk***’는 ‘며칠 전은 괜찮더니 심각하다. 포장 용기도 바뀌었다’며 항의했다. ‘윗부분은 살이고 아래에 (비계 부분이) 숨겨져 왔다’거나 ‘밑에 (가려져 있던) 줄은 고기보다 비계가 훨씬 많다’는 글도 있었다.

이벤트 기간 외에도 판매되는 상품이었지만 비계 항의 글은 삼겹살데이 기간에 집중됐다. 마케팅 경쟁 주력 기간에 최종 제품의 품질 관리엔 구멍이 뚫린 셈이다. 실제 상품을 직접 보지 못하고 주문해야 하는 온라인몰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마트 측은 “신선식품 특성상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 당시 기간은 판매량도 10배 이상 많아져 그만큼 항의 사례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6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6조192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6% 증가했다. 이 중 음식료품(34.7%)의 증가세가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신선식품 배송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지나친 경쟁보다 소비자 신뢰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신선식품은 공산품과 달리 온라인 배송 인프라가 아직 다져지지 못했고 유통 경험도 적다. 시장을 장기적으로 보고 제품 검증 단계를 강화하는 기초 작업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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