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서 성장동력 찾는 인텔, 카메라업체 모빌아이 17조원에 인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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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주행 기술 가진 이스라엘 업체, 인텔 사상 두번째 인수금액 배팅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이스라엘의 자율주행차량 카메라 제조업체인 모빌아이(Mobileye)를 총 153억 달러(약 17조5568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고 13일(현지 시간) 밝혔다. 자율주행차량 업계 최대 인수 규모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기업이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린 사례이기도 하다.

모빌아이는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본사를 둔 칩 기반 카메라 시스템 제조업체다. 이 카메라 시스템은 자동차 내부에 장착돼 도로의 속도제한 등 정보를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또 충돌 위험을 미리 감지하고 경고하는 기능도 포함하고 있다. 이 같은 안전주행 기술은 미래 자율주행차량의 핵심 기술이다. 모빌아이는 국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및 충돌방지시스템 시장에서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번 거래는 자율주행차의 지능적인 눈과 실제로 차를 운전하는 뇌를 합치는 것”이라며 인수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PC 산업 침체로 성장을 고심해온 인텔이 모빌아이의 카메라 기술에 자사의 중앙처리장치(CPU)를 더해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미다. 인텔은 9개월 안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이번 거래를 통해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및 자동차 제조업체들과 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신시장 진출에도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상현실 장비와 드론 등에 프로세서를 공급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2015년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업체인 알테라를 167억 달러(약 19조1782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번 모빌아이 인수는 인텔 회사 역사상 두 번째로 큰 인수 규모다.

1999년 설립된 모빌아이는 2007년 골드만삭스로부터 1억3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2014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됐다. 그동안 이 업체의 시장 가치는 업계에서 106억 달러로 추산됐다. 지난해 모빌아이의 순수익은 총 1억7733만 달러에 달했다. 이날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모빌아이 주가는 뉴욕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31%가 급등했다. 인텔 주가는 1.1%가 떨어졌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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