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양지차’ 韓-日 중심타선 파괴력에 엇갈린 희비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10일 05시 30분


일본 나카타 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일본 나카타 쇼.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천양지차(天壤之差). 하늘과 땅 사이와 같이 엄청난 차이를 일컫는 사자성어다.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한국과 일본은 중심타선에 희비가 갈렸다. 한국은 탈락의 아픔을 맛봤고, 일본은 2연승으로 2라운드행을 사실상 확정했다. 개인의 타율과 출루율이 아닌 팀 득점만이 살 길인 WBC에서 중심타선의 해결능력이 두 라이벌 국가의 운명을 가른 셈이다.

WBC 대표팀 김태균-이대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WBC 대표팀 김태균-이대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 한국 : 20타수4안타, 0타점

한국은 6일 이스라엘, 7일 네덜란드전에서 김태균(한화)~이대호~손아섭(이상 롯데)을 클린업트리오(3~5번타자)로 배치했다. 결과는 아쉬웠다. 타선의 핵으로 꼽힌 김태균과 이대호는 13타수1안타(타율 0.077)에 그쳤다. 손아섭이 7타수3안타(타율 0.429)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지만, 팀에 득점을 안기진 못했다. 누상에 주자를 두고 중심타선이 합작한 성적은 9타수1안타(타율 0.111). 중심타선이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한국은 19이닝 1득점이라는 최악의 빈공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운명이 걸린 2차전에서도 이들의 타순을 바꾸지 않고 밀어붙였지만,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8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6-5로 꺾으면서 한국의 1라운드 탈락이 최종 확정됐다. 투수들은 18이닝 동안 7실점(방어율 3.50)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선방했지만, 이닝당 0.05득점 수준의 공격력으로는 이길 방법이 전혀 없었다.

일본 쓰쓰고 요시토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일본 쓰쓰고 요시토모.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일본 : 22타수5안타, 3홈런, 6타점

일본은 7일 쿠바, 8일 호주전에서 아오키 노리치카(휴스턴)~쓰쓰고 요시토모(요코하마)~나카타 쇼(니혼햄)를 중심타선에 배치했다. 특히 지난해 각각 44개, 25개의 홈런을 쳐낸 쓰쓰고와 나카타의 장타력에 기대를 걸었다. 이들이 2경기에서 합작한 타율은 0.227로 낮지만, 홈런 3개로 6타점을 합작하며 2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8일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 경기에선 1-1로 팽팽히 맞선 7회 나카타가 결승 솔로홈런, 2-1로 앞선 8회 쓰쓰고가 쐐기 2점홈런을 터트리며 4-1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쓰쓰고와 나카타의 해결사 본능이 눈에 띈다. 부동의 4번타자로 자리매김한 쓰쓰고는 2경기에서 터트린 3안타 중 2개를 홈런으로 장식하며 5타점을 쓸어 담았다. 나카타는 7타수1안타(타율 0.143)의 부진에 시달렸지만, 8일 호주전에서 결승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고쿠보 히로키 일본 감독은 “기다리던 나카타의 한 방이 최고의 상황에서 나왔다”며 “우리는 쓰쓰고와 나카타가 쳐주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앞으로도 활약을 기대한다”며 변함없는 믿음을 드러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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