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보가츠의 유니폼은 엉망진창이었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8일 05시 30분


7일 한국-네덜란드전에서 오렌지 군단의 3루를 책임졌던 보가츠는 메이저리그의 떠오르는 차세대 스타다. 그러나 그의 유니폼은 이미 경기 전부터 흙먼지로 얼룩져있었다. 이름값에 안주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네덜란드 선수단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7일 한국-네덜란드전에서 오렌지 군단의 3루를 책임졌던 보가츠는 메이저리그의 떠오르는 차세대 스타다. 그러나 그의 유니폼은 이미 경기 전부터 흙먼지로 얼룩져있었다. 이름값에 안주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네덜란드 선수단의 자세를 엿볼 수 있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한국과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A조 경기를 앞둔 네덜란드의 잰더 보가츠(보스턴)는 3루 앞에서 열심히 수비 훈련을 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의 떠오르는 슈퍼스타 유격수지만 팀 구성상 3루수 변신을 자처한 보가츠의 유니폼은 이미 바지와 상의가 흙먼지로 얼룩져 엉망진창이었다. 2016시즌 20홈런을 기록한 뉴욕 양키스 디디 그레고리우스는 지명타자로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그라운드가 조금 더 딱딱한 느낌이어서 적응훈련을 해야 한다”며 글러브를 손에 끼었다.

빅 리그 젊은 스타플레이어로 구성된 오렌지 군단에는 자만도 방심도 관용도 없었다. 한국에 충격적 패배를 안기며 화려한 수비의 향연을 뽐냈다.

2013~2014년 2년 연속 유격수 골드글러브 수상자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는 6회초 1사 이대호가 유격수 방면 땅볼 타구를 치자 전력으로 앞으로 뛰어 공을 잡아 정확히 송구했다. 이대호가 발이 빠른 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여유로운 포구도 가능했지만 빈틈없는 완벽한 수비를 보여줬다. 네덜란드 내야진은 3회 한국 타자 중 가장 빠른 테이블세터 이용규와 서건창을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막았다.

유격수 시몬스의 송구를 받은 2루수 조너선 스쿠프(볼티모어)는 베이스를 살짝 스치듯 터치아웃 한 뒤 그림 같은 빠른 동작으로 글러브에서 공을 빼 1루로 던졌다. 한국 관중들 사이에서도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군더더기가 전혀 없는 명품 수비였다.

중견수로 선발 출장한 주릭슨 프로파르(텍사스)는 지난해 시범경기 때 박해민(삼성), 김강민(SK) 등 국내 최고 외야수들도 포구 실수를 했던 고척스카이돔의 회색 천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완벽한 수비로 안정감을 더했다. 네덜란드 내야진은 대부분 20대 중후반이지만 베테랑들이 종종 선사하는 편안함까지 느껴졌다.

파워 넘치는 타선에 완벽한 수비까지. 한국은 4년 전과 똑같은 0-5라는 참담한 패배를 안방무대에서 당했다.

고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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