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 믿음, 강정호의 어깨가 더 무거워진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3월 6일 05시 30분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피츠버그 강정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고,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구단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피츠버그 강정호(30) 얘기다.

4일 메이저리그(ML)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프랭크 코넬리 피츠버그 구단 사장은 이날 성명에서 “구단은 강정호가 하루빨리 취업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 피츠버그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끔 도울 것이다. 강정호가 미국에 도착하면 본인은 물론 에이전트와도 협력할 것이다”고 했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당시 강정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84%였다. 과거 2차례 음주운전 전력이 있었던 강정호에 대해 검찰은 벌금 1500만원에 약식기소했지만, 법원은 그를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징역형이 선고된 것은 강정호에게 치명적이다. 취업비자 발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미국 현지에서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까지 이수해야 하는 터라 취업비자 발급이 늦어질수록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르기는 더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이 강정호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구단 자체징계를 결정하는 것과 별개로 강정호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더욱 성숙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면 구단은 어떻게든 그를 도울 것”이라는 코넬리 사장의 말이 이를 설명한다.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도 “강정호가 정상적으로 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고, 경기장 안팎에서 최고의 선수와 남자가 되도록 돕겠다”고 거들었다. 음주운전 사건과 별개로 여전히 강정호는 팀 내 핵심 선수라는 의미다. 지난해 6월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을 때도 구단의 믿음 덕분에 문제없이 시즌을 마쳤다. 2년간 기량을 증명한 덕분에 팀 내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진 않은 것이다. 지난달 피츠버그 지역 언론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도 “그라운드에서 강정호가 보여준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했을 정도다.

다만 ML은 이미 시범경기 기간이다. 스프링캠프를 전혀 소화하지 못한 강정호로선 다른 선수들과 견줘 두 배는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 하루빨리 실전감각을 회복해 팀에 도움을 주고, 그라운드 밖에선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구단의 믿음에 어떤 식으로든 보답할 차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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