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인 총장 “머릿속에서 서울대 지워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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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대인 부끄러운 모습 많아”… 입학식서 특권의식 경계 당부

“오늘 이후에 ‘서울대’라는 단어를 여러분 머릿속에서 지우십시오.”

성낙인 서울대 총장(67·사진)이 2일 열린 입학식에서 신입생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학한 신입생 6700여 명을 위한 환영사로는 다소 의외였다.

성 총장은 “안타깝게 최근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인들이 부끄러운 모습으로 더 많이 회자된다”며 “‘서울대’란 이름에 도취되면 오만함과 특권의식이 생기기 쉽다. 많은 사람이 서울대인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국가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터질 때마다 서울대 출신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 것에 대한 자성의 뜻으로 해석됐다.

앞서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서울대 출신 인사들을 ‘부끄러운 동문상’에 선정하기도 했다.

성 총장은 “고등학교 시절 성적이 좋아 서울대인이 되었다는 것만으로 우리 사회의 리더가 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는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교육 예산에서 많은 지원을 받는다. 이에 걸맞은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곳이 서울대라는 것을 잊고 자신을 갈고닦으라”는 말로 환영사를 마무리했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성낙인#서울대#총장#입학식#신입생#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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