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 이젠 세계시장 공략 목표로 도전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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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 창업-혁신 페스티벌 성황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대한민국 창업·혁신 페스티벌’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가운데)이 벤처기업 
윈드앰프의 ‘날개 없는 선풍기’에 손을 넣어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벤처기업과 벤처투자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대한민국 창업·혁신 페스티벌’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가운데)이 벤처기업 윈드앰프의 ‘날개 없는 선풍기’에 손을 넣어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벤처기업과 벤처투자사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로봇 물고기는 단순한 볼거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중 촬영과 수중 공연까지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사업들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30억 원의 투자유치금이 절실합니다.”

대기업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2014년 창업한 오용주 ㈜아이로 대표는 비단잉어 모양의 로봇을 들고 투자자들에게 열변을 토했다. 물속에서 로봇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려면 방수는 기본이고 정교한 첨단 기술이 필요하다. 오 대표는 “로봇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외 테마파크 쪽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수족관이 많은 외국에서 반응이 좋아 회사의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9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 4차 산업혁명 관련 벤처 ‘투자 각광’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대한민국 창업·혁신 페스티벌’에는 유망한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 250개와 투자처를 찾는 벤처투자사(벤처캐피털·VC) 150개 등의 관계자 10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해 8월에도 벤처투자 행사가 개최됐지만 올해는 2배 이상으로 규모가 커졌다. 벤처투자 설명회(IR), 대학 창업팀 경연과 성공사례 전시 등 벤처 창업과 투자 관련 행사들이 총망라됐다.

창업 기업인과 벤처투자자들이 일대일로 만나는 투자상담회는 취업설명회를 연상케 했다.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업 설명 자료와 동영상, 특허기술과 인증서, 시제품 등을 제시하면서 회사의 청사진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벤처기업들은 지방중소기업청, 창조경제혁신센터, 대학 등에서 발굴한 곳이다.

벤처투자사들은 벤처에 투자하는 것이 위험 부담이 있지만 옥석만 잘 가리면 투자처로서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을 찾고 있다. 신성장 분야의 기업을 키우면 투자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21년간 420여 개 벤처기업에 투자한 벤처투자사로 8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창업·혁신 페스티벌을 찾아 벤처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황 권한대행은 “벤처 창업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젊은이들이 우리의 미래다. 정부도 창업 기업이 성장해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 벤처펀드 신규 조성액 역대 최고치

한국 산업계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지만 벤처업계는 희망의 싹을 틔우고 있다. 지난해 벤처 펀드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뭉칫돈이 몰렸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3조1998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가 새롭게 조성됐다. 벤처펀드 신규 조성액은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는 벤처 붐을 이어가기 위해 올해 신규 벤처펀드 조성 규모를 지난해보다 10% 늘어난 3조5000억 원 규모로 조성한다. 정부 부처 출자 규모는 735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1.5% 늘었다.

이날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설립 3년 이내의 벤처에 투자하는 비중이 36.8%까지 늘어났다. 민간 자본과 선배 벤처기업들이 창업 기업에 투자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질적인 면에서도 바람직하게 성장하면서 건강한 창업 생태계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기업들과 투자 상담을 마친 벤처투자사 관계자들은 “국내 시장에 안주해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벤처기업들이 처음부터 세계시장 공략을 목표로 삼고 창업을 해야 성공하고, 투자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성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투자사들도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이 아니라 숨어있는 신시장을 열 수 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또 “지금까지는 정부가 벤처를 육성했지만 앞으로는 민간 주도로 벤처가 성장하도록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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