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이후 진짜 승부”… 중위권 주자들 추격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간의 1, 2위 경쟁이 잠시 주춤한 가운데 이들을 뒤쫓는 중위권 그룹의 추격전이 열기를 더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포스트 탄핵’ 국면에서의 민심 변화와 경선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보수 지지층의 기대주로 부상하고 있다. 바른정당에선 유승민 의원이 ‘묻지 마 정권 교체’가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인물론’을 내세우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


● 안철수, 두자릿수 지지율 회복… “100도 넘으면 끓기 시작”

“공약 반응 좋아” 정책행보 계속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회복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임계치 이론’을 내세우며 지지율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2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MBN·매일경제의 의뢰로 20∼24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3%포인트 오른 10.1%다. 지난해 11월 4주 차만 해도 안 전 대표는 11.8%였지만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급부상하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진 뒤 반등하지 못했다. 이후 두 자릿수 지지율은 2월 첫째 주(10.9%)와 이번이 두 번째다.(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왕규 국민캠프 상황실장은 “99도에선 물이 끓지 않지만 100도를 넘으면 끓기 시작한다”며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양강 구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5-5-2’ 학제 개편안, 일자리 공약 등이 반응이 좋았던 만큼 몇 가지가 더 축적되면 지지율이 점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대표는 이번 주에 과학기술, 여성 공약을 발표하며 정책 행보를 이어 갈 예정이다.

박지원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탄핵 인용 후 혼란과 불안이 온다. ‘문재인 공포증’이 나타나고 우리 당 후보의 ‘안정, 중도, 미래’가 승리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미래의 안철수’, ‘경륜의 손학규’, ‘개혁의 천정배’ 등 3인 3색 이미지로 “우리 당 대선 후보가 가장 자질이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도 당 대선 주자들은 전남 나주에서 당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 합동 연수에 나란히 참석해 호남 민심 공략과 경선 흥행몰이에 나섰다.

● 홍준표, 보수진영서 유승민과 2위 다툼… “당에 조기복귀”

한국당에 당원권 회복 요청 계획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보수 진영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은 지지율 2위를 기록했다. 27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홍 지사는 지난주보다 1.8%포인트 오른 3.6%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3.5%)을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홍 지사를 ‘보수 진영의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인지도와 폭발력 등에서 홍 지사는 매력적인 카드”라며 “당의 경선 흥행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홍 지사는 대선 출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끝난 뒤에 밝히겠다며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보수 진영에서 몸값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홍 지사는 28일 창원을 방문하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등 한국당 지도부에 대선 출마의 걸림돌인 ‘당원권 정지’를 풀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인 위원장 등은 경남도당 당원연수대회 참석을 위해 28일 창원을 방문해 홍 지사와 오찬을 함께한다.

홍 지사 측 관계자는 “보수의 위기 상황에서 책임감 있는 행보를 위해 조금이라도 일찍 당에 공식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 최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당원권이 자동으로 회복되려면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아야 한다. 한국당 지도부는 홍 지사가 먼저 요청해 명분을 깔아 준다면 재심 절차를 진행해 당원권을 회복시켜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남도의회 한국당 원내대표단은 기자회견을 열고 홍 지사의 당원권 회복을 촉구했다.

● 유승민, 보수표심 잡기… “MB-朴정부보다 더 강한 대북압박”

“TK배신 지적 동의할수 없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27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이명박, 박근혜 정부보다 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중국이 대북 송유관을 끊으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붙들고 있을 것이냐, 망할 것이냐’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미국에 가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함께 중국 압박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TK(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배신자 이미지’가 강하다는 주장에 “(배신은) 동의할 수 없다. 제가 국민이나 TK 지역민을 배신한 점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또 “대선을 치르면서 제가 배신했는지, 지금의 대통령과 주변 세력들이 국민을 배신했는지 당당하게 말씀드리려 한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당론과 관련해선 “이원집정부제는 최악의 형태”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주장하고 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책임을 지고 보수정당이 대선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는 “진보의 논리다. 그런 논리라면 더불어민주당이 후보 내지 말았어야 할 (과거) 선거가 많았다”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2015년 대학생인 딸 명의의 재산이 전년 대비 2억6800여만 원 늘어난 데 대해 “딸이 집안 전체의 늦둥이라 조부모가 준 돈과 저희 부부 돈이 (딸 재산에 포함돼) 있는데 깔끔하게 해놓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다. 지난해 증여세를 냈다”고 해명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신진우 niceshin@donga.com·송찬욱 기자·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대선#안철수#홍준표#유승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