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매스스타트, ‘치고 나가기’ 전략 대비책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4일 05시 30분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김보름(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대표 김보름(오른쪽).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허를 찔렸다. 23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의 홋카이도-도카치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김보름(24·강원도청)이 3위로 밀렸다. 여자 매스스타트 세계 랭킹 1위에 올라있는 그의 금메달이 예상됐지만 일본팀의 미리 치고 나가는 작전에 휘말렸다.

이날 다카기 미호와 사토 아야노(이상 일본)는 김보름의 작전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김보름은 400m를 16바퀴(6400m) 돌아야하는 만큼 경기 중반까지 중위권에서 체력을 비축했다가 후반기 스퍼트를 하는 방법을 쓴다. 이를 간파한 일본 팀은 두 번째 바퀴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더니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물론 이 작전은 체력이 금방 소진되는 단점이 있다. 오히려 후반기 뒤로 처질 수 있는 위험성이 있지만 이들은 전략을 잘 짰다. 팀 추월처럼 서로의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순서를 바꿔가면서 레이스를 펼친 것이다. 덕분에 누구 한 명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2위 그룹과 격차를 점점 벌리며 나란히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승훈(29·대한항공)도 이번 시즌 월드컵 2차 대회에서 같은 작전에 휘말려 16위에 머문 적이 있다. 한국이 매스스타트에서 강점을 보이면서 이를 경계하려는 외국 팀들이 치고 나가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김관규 전 스피드스케이팅대표팀 감독은 대비책에 대해 “도망가는 선수를 놓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팀도 작전이 필요하다. 매스스타트는 개인 경기이긴 하지만 출전한 선수들이 서로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함께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남자 매스스타트에서도 쓰치야 료스케(일본)가 독주하는 작전을 썼지만 이진영(24·강원도청)과 김민석(18·평촌고)이 끈질기게 추격해주면서 격차를 좁혔다. 덕분에 뒤에서 체력을 비축한 이승훈이 막판스퍼트로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김 전 감독은 “여자의 경우는 아직까지 (김)보름이만큼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없어서 평창올림픽까지 인재들을 발굴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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