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강한구]험프리기지 마무리,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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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구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강한구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이달 초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 직후 처음으로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평택 험프리 기지를 공중에서 한 바퀴 둘러보고 “멋있다”를 연발했다고 한다. 허허벌판에 새롭게 건설된 험프리 기지를 보면 누구라도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주한미군 평택기지 건설은 전국에 산재한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통합하는 사업으로, 2007년 시작됐다. 이 사업은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반환기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국가 경제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한미동맹의 새로운 상징이 될 험프리 기지에는 14.6km²(약 444만 평)의 터에 500여 동의 건물이 들어선다.

현재 기지 건설이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공사가 완료된 시설들은 미군에 인계되고 있다. 소규모 부대 일부는 작년에 용산기지에서 험프리 기지로 이사를 완료했다. 가장 규모가 큰 미8군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도 올해 중반 평택으로 옮긴다.

험프리 기지 건설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다. 안보적 측면에서 험프리 기지는 대한민국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한다.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은 한미 연합 전력의 향상을 가져올 것이다. 이를 통해 한미동맹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토의 균형적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미군기지가 현재 공여 면적의 약 30% 수준만 유지하고 나머지는 대한민국에 반환되기 때문이다. 또한 험프리 기지 건설 사업은 약 16조7000억 원의 경제 유발 효과를 발생시키고, 11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져왔다. 건설에 투입된 자재의 80%가 국산이어서 추가적인 생산 유발과 고용 효과를 낳은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 용산 일대는 1882년 임오군란 때 청나라 병력 3000여 명이 주둔한 이후 한 세기가 넘는 기간을 외국 부대들이 주둔해 온 곳이다. 우리는 이처럼 유서 깊은 땅을 반환받아 민족공원, 생태공원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 올해 대부분의 부대가 평택으로 이전하게 되면 잔여 시설들을 통합 정리한 후 새로운 공사가 벌어질 것이다. 이 땅은 영국의 하이드파크나 미국의 센트럴파크처럼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멋진 공원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다.

돌이켜 보면 험프리 기지 건설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사업 초기 주민들이 반발한 ‘대추리 사태’ 때는 과연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사람도 많았다.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적 지혜를 모으고 한미 간의 원활한 협조를 통해 이제 사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건설공사의 차분한 마무리, 부대 이전의 원활한 추진, 잔류 부대의 합리적인 조정 등을 통해 사업의 대미가 훌륭하게 장식되기를 기대한다.
 
강한구 한국국방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한미동맹#제임스 매티스#평택 험프리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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