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찾은 빙속 여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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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세계선수권 500m 37초49 2위
경기 감각-부상 후유증 등 우려 불식… 소치때와 비슷한 성적으로 부진 탈출
“몸상태 70%…기대한 기록 나와 만족”
이승훈, 팀추월 경기중 넘어져 부상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은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환한 미소를 지었다.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의 표정은 밝았다.

1년 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이 열리는 바로 그 무대에 오른 이상화가 전성기 때의 기량을 회복해 가는 레이스를 펼쳤다. 올림픽 3연패를 향한 자신감을 회복한 게 수확이었다.

이상화는 1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경기장에서 벌어진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37초49를 기록하며 참가 선수 24명 중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37초13의 기록으로 우승한 세계 랭킹 1위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면 세계선수권 여자 500m 최다 우승자인 예니 볼프(독일·4회·2007, 2008, 2009, 2011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으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상화는 2012, 2013, 2016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이날 이상화는 지난해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웠던 2016∼2017 시즌 최고기록 37초93을 0.44초나 앞당겼다. 대회 직전까지만 해도 경기 감각과 부상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노련하게 이겨냈다.

11조에서 일본의 베테랑 스지 마키(32)를 맞아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이상화는 첫 100m를 10초33으로 통과하며 힘 있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지난해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10초4 후반을 기록한 것보다 빨랐다.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도 빠른 스케이팅으로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이상화는 지난해 종아리와 무릎 부상이 겹치며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을 겸한 전국스피드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후 대회에 나서지 않아 체력과 경기 감각 면에서도 부담이 컸다. 이번 대회 입상도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았지만 역시 이상화였다.

이상화는 경기 후 “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월드컵 4차 대회까지 나만의 스케이팅을 하지 못했는데 오늘은 기대한 기록이 나와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상 회복 단계에서 2014년 소치 올림픽 1차 시기(37초42)와 비슷한 기록을 낸 것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첫 100m 기록이 좋게 나왔어요. 옆 선수가 빨랐는데 당황하지 않고 나의 스케이팅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19일 개막하는 삿포로 겨울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이상화는 “몸 상태는 70%다. 훈련과 부상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초점을 평창 올림픽에 맞추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 장거리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은 남자 팀 추월 경기 도중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스케이트날에 오른쪽 정강이 부위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이승훈은 대회 마지막 날 열리는 주 종목 매스스타트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강릉=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
#이상화#평창 올림픽#스피드스케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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