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하며… 먹고 마시는 면세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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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면세점, 개별관광객 발길 잡으려 식음료-체험공간 늘려 차별화

면세점의 식음료 매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12월 면요리 다이닝 ‘면면’을 열었다(맨위 사진). 1월부터는 골프 
퍼팅이 가능한 ‘두타 바’도 운영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주류 매장에서 위스키와 코냑 등 고급 술을 
기반으로 시음 행사를 열고 있다(맨아래 사진). 두타면세점·신세계면세점 제공
면세점의 식음료 매장이 다양해지고 있다.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12월 면요리 다이닝 ‘면면’을 열었다(맨위 사진). 1월부터는 골프 퍼팅이 가능한 ‘두타 바’도 운영하고 있다(가운데 사진).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 주류 매장에서 위스키와 코냑 등 고급 술을 기반으로 시음 행사를 열고 있다(맨아래 사진). 두타면세점·신세계면세점 제공
두타면세점이 있는 서울 중구 장충단로 두타몰은 지난해 12월 지하 2층에 전국 국수 맛집 7곳을 모은 면요리 다이닝 공간 ‘면면’을 약 190석 규모로 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면세점 바로 아래층인 6층에 식음료 매장 6곳도 추가했다. 현재 두타몰 전체의 식음료 매장은 총 32곳에 이른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면면’은 국내의 ‘면 마니아’ 고객과 면세점에 들른 외국인 관광객이 찾으면서 약 40일 만에 3만8000여 그릇이 판매됐다”고 7일 밝혔다.

최근 서울 시내 면세점들이 잇달아 식음료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 2015년 12월부터 서울 시내 면세점 5곳이 새로 문을 열면서 쇼핑만으로는 면세점 간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쇼핑만 하고 떠나는 단체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다양한 체험을 원하는 개별 관광객 입맛에 맞춘 콘텐츠를 개발하려는 노력이기도 하다.

두타면세점은 식음료 매장 수를 늘린 것 외에도 지난해 1월부터 위스키 브랜드 ‘글렌모렌지’의 팝업스토어를 면세점 10층에서 운영하고 있다. 위스키 구매와 시음이 가능하고, 창 밖 경치를 내려다보면서 골프 퍼팅 연습까지 할 수 있다. 신세계면세점도 지난해 11월부터 주류 매장에서 위스키와 코냑을 시음할 수 있도록 했다.

윤선현 두산 전략기획팀 차장은 “고객들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쇼핑을 여유롭게 하도록 만든 것이다. 최근 대형 쇼핑몰이 체험 위주 매장으로 변화하는 트렌드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인근 맛집을 관광 자원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점 인근 장충동의 맛집 18곳을 표기한 ‘맛집 지도’를 만들어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에 게재하고 있다. 면세점 공식 웨이보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을 통해 서울 시내의 다른 음식점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면세점 주변을 ‘관광지화’해서 개별 관광객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HDC신라면세점 역시 올해 말까지 1000억 원을 들여 증축하는 아이파크몰을 통해 식음료 매장을 강화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레스토랑, 카페 8곳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슐랭가이드에 소개된 이찬오 셰프의 마누테라스, 김성운 셰프의 테이블포포 등 고급 레스토랑이 포함됐다. 올해 말 면세점 센트럴시티점이 문을 열면 이 레스토랑들과 연계해 신세계면세점 특별 메뉴를 개발하거나 면세점 VIP 고객 대상 예약 서비스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순식 신세계면세점 마케팅팀 과장은 “중국, 일본 관광객은 이미 한국을 한두 번 이상 찾았던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이들이 다양한 특수목적관광(Special Interest Tour·SIT)을 원할 텐데, 미식관광 역시 관광객들이 한국을 반복해서 찾도록 하는 SIT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음료 콘텐츠 강화 바람이 ‘레드오션’이 된 면세업계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면세점은 정해진 공간에 다양한 브랜드를 최대한 많이 입점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고객들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쇼핑을 하도록 하고, 또 다음 고객을 맞아야 했기 때문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은 사실상 공급 초과 상태다. 한정된 수의 고객에게서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체류 시간을 늘려야 하고, 식음료 매장 강화는 이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분석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면세점#두타면세점#식음료#관광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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